공인인증기관 갈등 해소 `실마리`

　정부가 공인인증기관간의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섰다.

9일 관련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최근 상호연동과 유료화에 따른 가격문제 등으로 야기됐던 공인인증기관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6개 공인인증기관을 대상으로 ‘선(先)상호연동, 후(後)유료화’ 방안을 제시했다.

공인인증기관간 갈등은 지난달 한국정보인증·한국증권전산·한국전자인증·한국무역정보통신 등 4개 공인인증기관이 금융결제원을 배제한 공인인증서 상호연동에 합의하면서 표면화돼 왔다. 본지 6월 4일자 1, 3면 참조

　4개 공인인증기관들은 지난 1월 전체 공인인증기관들이 상호연동에 합의한 내용을 금결원이 이행하지 않아 이를 배제한다고 밝혔으며 곧이어 금결원이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공문을 보내는 등 법정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였다. 사태가 심각하자 지난달 주관부처인 정통부가 중재에 나서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

◇선 상호연동, 후 유료화=정통부는 공인인증서의 문제해결을 위해 당초 이달부터 시행하려 했던 개인용 공인인증서의 유료화를 오는 10월 1일로 늦췄다. 정통부는 사용자들의 선택권을 위해 금결원과 한국증권전산이 유료인 상호연동용과는 별도로 무료인 용도제한용 공인인증서를 발급키 위해 시간이 필요한데다 유료화에 대한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홍보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유료화 연기 이유를 밝혔다. 현재 정통부의 결정에 따라 이달부터 공인인증서간 상호연동이 이뤄졌으며 10월 유료화에 앞서 가격결정에 나설 방침이다. 유료화가 늦춰짐에 따라 지난 1월 공인인증기관간 체결했던 협약서와 지난달 4개 인증기관이 별도로 맺었던 협약도 무의미해진 셈이다. 따라서 4개 공인인증기관들이 제기한 금결원 인터넷뱅킹용 인증서의 상호연동용 인증서로 변환발급 논란은 일단락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정통부가 제시한 대로 우선 상호연동을 한 이후에 유료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요금확정·시장구조개선=정통부는 다음달까지 개인용 공인인증서의 가격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각 공인인증기관들의 원가산출은 물론 해외사례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공인인증기관들은 현재 유료화 가격인 1만원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평가를 하고 있으나 당초 금결원이 상호연동용 인증서 요금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 2000원보다는 높은 5000∼7000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통부의 또다른 고민은 ‘시장구조 개선’이다. 현재와 같이 비영리기관과 영리기관들이 함께 공인인증기관 시장에서 계속 경쟁을 벌일 경우,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들이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높아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비영리기관의 공인인증 부분을 별도로 법인화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로는 실현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각계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으며 전자서명법을 개정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