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부품 달려 생산 차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디지털 셋톱박스 업계 생산현황과 전망

중동 특수 및 인도의 디지털케이블 방송을 앞두고 수출주문이 급증하는 러시오더(Rush Order)가 발생하고 있으나 메인 칩세트, 튜너 등 핵심부품의 품귀현상으로 국내 셋톱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5월 이라크, 이란 등 중동시장에서 50만∼60만대의 일시적 수출물량이 발생한 데다 인도정부가 디지털케이블방송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7월 한달간 수입관세를 기존 50%에서 5%로 인하, 러시오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전 종전 이후 국경이 정상화되기 전 수입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중동 바이어들의 갑작스런 주문에 국내 업체들이 현지 바이어와 복수계약(Over-Booking)하는 방식의 영업전략도 자재 수급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 수급난이 가장 심각한 ‘메인 칩세트’란 중앙처리장치(CPU)를 내장해 많은 전파 중 희망하는 방송국의 주파수만을 채택한 뒤 이 주파수를 변환시키는 장치로 전체 원재료 매입금액 중 20%의 비중을 차지한다.

 A사는 그래픽을 처리해주는 MPEG2 칩세트와 튜너 수급문제가 발생하면서 올해 목표량 400만대 생산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유럽에서 디지털 셋톱박스를 생산, 제 3국으로 수출하는 B사도 메인칩세트의 재고물량이 바닥나면서 수주물량의 60∼70%만을 생산,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C사의 경우 메인칩세트는 물론 디지털케이블 셋톱박스용 튜너, RF모듈레이터 수급난을 겪으면서 수출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C사 관계자는 “인도를 중심으로 케이블 셋톱박스 시장이 커지면서 케이블 튜너 등 원자재 수요가 급증한 데다 모토로라, 필립스 등 핵심부품 생산업체들이 비수기를 맞아 공장가동률을 줄이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은 이에 따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모토로라, IBM 등 핵심칩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칩 확보전을 펼치면서 비상국면에 대처하고 있다.

 이와 관련,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한 관계자는 “인도의 관세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칩 수요가 늘면서 올해 국내업체들의 셋톱박스 생산규모가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한 800만대에 이를 것”이라며 “업체들의 시장예측능력 및 구매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