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 지상중계]온라인게임 수출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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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사가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주관하는 ‘제15회 게임포럼’이 25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온라인게임 수출 다각화’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위정현 중앙대 상경학부 교수, 임명선 이소프넷 해외사업팀장이 주제발표자로 나서 각각 ‘일본 게임이용자의 특성 및 진출전략’‘이소프넷의 해외 진출 현황과 효율적 해외 운영에 대한 제고’ 등을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 게임업계 최고경영자(CEO) 및 관계자 50여명이 참석, 강의에 이어 열띤 자유토론을 벌였다. 강연의 주요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일본 게임이용자의 특성 및 진출전략-위정현 중앙대 교수=일본에서는 PC를 게임 도구가 아닌 정보검색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 게이머들은 비디오 게임에 익숙하다 보니 높은 그래픽 수준에 훈련돼 있으며, 특히 자기 중심적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 롤플레잉게임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일본 온라인게임 유저들은 하드코어 유저의 특성을 뚜렷이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 사용자의 약 80%가 주로 온라인게임만 즐긴다고 응답할 정도로 비디오게임 유저들과 명확히 분리돼 있다. 특히 일본 게임 유저 100명 중 3∼4명만 PC게임을 해봤을 정도로 PC게임 유저는 극소수며 PC 기반 온라인게임 유저도 아직 많지 않다.

 리니지의 경우 일본 게이머의 1주간 온라인게임 이용일수도 5.68일로 한국(5.07)보다 높고 게시판을 통한 정보수집 의욕도 훨씬 적극적이어서 코어 유저 특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GNP가 우리나라보다 3배 높은 일본 온라인게임 유저들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지불의사 금액은 월 2만8000원에 불과해 한국의 4만5000원에 비해 크게 낮다.

 한편 일본 온라인게임 유저들은 경쟁보다 협조를 통한 게임을 선호하기 때문에 플레이어 킬링(PK)과 공성전 빈도가 한국보다 낮은 반면 게임 선택 이유로 ‘친구들이 생겼다’를 상당히 많이 꼽을 정도로 커뮤니케이션 욕구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게임상에서 커뮤니케이션 툴을 강화하고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정책이 효율적일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널 정도’로 무엇이든 시작할 때 상당히 신중하다. 그러나 일단 사업기획안이 확정되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높은 추진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이 온라인게임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에 한국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현재 동접자 6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라그나로크’를 분석해보자. 이 게임은 서비스되기 전부터 캐릭터의 귀여움이 일본에서 숱한 화제를 뿌렸으며 일본 언론들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종종 터지면서 급속한 성장을 보였다. 또 이 게임의 다양한 아이템과 직업시스템·물물교환시스템 등은 물건 수집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해주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5일간 무료사용 티켓을 통해 유저들을 끌어모았으며 넷카페(PC방)에 무료계정을 나눠줘 아르바이트생이 게임을 가르칠 수 있게 한 것도 주효했다. 이처럼 한국 온라인게임이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라그나로크처럼 매스마케팅 전략이 아닌 화제 만들기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워낙 비디오게임 유저층이 두터워 한국처럼 PC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게임 보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디오게임시장이 6조5000억원에 이르며 온라인게임도 비디오게임기 기반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동일한 게임을 PC게임 기반과 비디오게임 기반으로 동시에 개발하는 양면 작전이 필요하다. 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온라인게임 고유의 특성인 사용자간 상호작용과 커뮤니케이션을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비디오게임 유저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그래픽 품질을 높이고 다양한 캐릭터를 발굴해야 한다. 요금제를 다원화하고 미들게임이나 라이트 RPG를 개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소프넷의 해외 진출 현황과 효율적 해외 운영에 대한 제고-임명선 이소프넷 해외팀장=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갈수록 포화되고 있는 반면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일본 시장은 서서히 열리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소프넷이 개발한 온라인게임 ‘드래곤 라자’는 국내에서는 경쟁작이 많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중국·대만·홍콩에서는 성공을 거둬 해외 진출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이소프넷의 온라인게임 ‘드래곤 라자’는 대만·중국·홍콩·태국·말레이시아·일본 등 6개국에 수출했으며 ‘엔에이지’도 대만·일본·중국·태국에 진출해 있다. 가장 기대되는 신작 게임인 ‘코룸온라인’ 역시 대만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현재 계약금만 100만∼200만달러를 호가하는 상태다.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시장별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만 시장은 인프라 및 게임서비스가 한국과 가장 가까운 시장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 시장은 초고속망이 매년 200% 이상 성장하는 등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지만 정부 규제가 강하다. 일본 역시 온라인게임을 위한 인프라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시장이며 홍콩은 대만과 유사하나 시장 규모는 작다. 말레이시아나 태국의 경우 현재까지는 온라인게임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으나 시장 형성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이소프넷은 자체적으로 ‘드래곤 라자’의 대만·홍콩 진출, 엔에이지의 대만 진출을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드래곤 라자의 태국 및 말레이시아 진출과 ‘엔에이지’의 일본 진출은 아직 보안할 점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자의 경우 파트너사가 게임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적절히 구사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 파트너들는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전략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연예인을 활용한 대규모 이벤트도 동원하는 등 게임 성공에 기여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파트너의 경우 아직 온라인게임 운영이 미숙하고 직원 이탈이 심해 파트너 검증이 미흡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일본 파트너사의 경우 동시진행하는 게임이 너무 많아 한 게임에 대한 업무집중도가 적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많은 해외 진출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계약금을 무조건 많이 부른다고 좋은 파트너가 아니라는 것이다. 게임에 대한 운영 노하우와 마케팅 전술을 두루 겸비한 회사가 결국 게임을 성공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파트너사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다. 회사소개서·사업계획서 등을 통해 1차 검토가 끝나면 파트너가 보낸 자료가 정확한지 시장조사와 방문조사를 병행해 파악해야 한다. 또 동종업계로부터 정보를 획득하는 다각적인 방법으로 파트너사를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트너사가 결정되면 계약서를 정확히 쓰는 것이 필요한데 계약서에는 두 업체가 업무분담 영역을 명확히 해야 하며 운영·마케팅은 물론 문제가 생겼을 경우 계약파기 관련 사항도 반드시 넣어둬야 한다. 특히 송금문제는 명확히 해두지 않으면 추후 두 업체간 마찰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계약서에 세부적으로 명시하는 것과 아울러 게임시스템을 통해 매출 현황을 자동적으로 보고받을 수 있도록 검증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게임이 해외에서 원활히 서비스되기까지 부딪히게 되는 난관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해외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해외 지원으로 인한 개발일정 차질, 파트너사 직원들의 교육 등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파트너사가 해당 국가의 시장 현황과 유저들의 요구를 반영해 게임을 변경하고자 할 때도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게임프로그램·업무프로세스·교육프로세스 등을 매뉴얼화해 DB화하는 것이 업무효율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다.

 수출한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사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명확한 계약서, 원칙에 입각한 최적의 기술 지원, 공정한 과금과 이익분배, 해외팀과 개발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등이 관건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