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장애인용 정보통신기기가 턱없이 부족해 장애인들의 정보격차 해소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장애인 정보통신기기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각·청각·지체장애인을 위해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정보통신기기 총 100여종 가운데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국산 제품은 20여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각장애인용 제품은 스크린리더 2종을 비롯해 10여종이며, 청각장애인용 제품은 골도전화기 1종을 비롯해 7종, 지체장애인용 제품은 스크린키보드 1종(화면키보드 ‘클리키’)이 유일했다.
나머지 80개 제품은 대부분이 외산이거나 장애인단체 또는 복지관 등에서만 구할 수 있어 구입에 어려움이 따른다.
국산 장애인용 정보통신기기가 이처럼 부족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기업체들이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에 등한하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정책이 없다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300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장애인을 감안할 때 개별 장애 정도에 적합한 정보화기기는 적어도 1만종이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애인정보격차협의회 남혜운 사무총장은 “미국의 경우 고용된 장애인에 대해 고용주가 필요한 정보통신기기를 반드시 제공토록 함으로써 일정규모의 시장이 형성되도록 하고 있다”며 “정부가 장애인용 정보통신기기 개발과 보급을 위한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고는 풀리지 않을 문제”라고 정부의 지원정책 부재에 대해 성토했다.
한편 정통부는 올해 45억원의 예산을 책정, 다음달 말께 장애인 1만여명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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