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사스 예방효과가 있다는 해외언론의 보도로 중국·일본 등지에서 김치 소비가 크게 확산되자 국내 가전업체들이 최근 대표적인 토종가전인 김치냉장고 수출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수출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4월 김치 수출은 3033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가 증가했으며 해외 생산분을 포함할 경우 해외 김치 소비량은 지난해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위니아만도, 삼성전자, LG전자, 해피라인 등 국내 김치냉장고업체들은 이러한 해외 김치 소비 확대가 향후 김치냉장고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딜러망을 구축하거나 샘플을 딜러에게 선보이는 등 김치냉장고 수출 상품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김치냉장고는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100여만대에 이르렀지만 수출은 10여만대에 그쳐 국내 가전제품 가운데에서는 유일하게 내수판매가 수출을 압도하는 품목이다.
지난해 3만8000여대의 김치냉장고를 수출한 위니아만도(대표 황한규)는 올해 중국지역 김치 열풍에 따라 이 지역에서도 김치냉장고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조선족, 교포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상하이·베이징 등 대리점 망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지역에서 김치냉장고 로드쇼를 개최하고 딜러망을 구축하는 등 중국지역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에는 사스의 직접적인 영향 때문에 중국지역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줄었지만 김치 열풍에 따라 하반기에는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잠재력이 큰 시장이니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만∼3만대를 미국·일본에 거주하는 교포들을 중심으로 수출해온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중국지역 딜러들에게 샘플을 공급하는 등 중국시장 수출 가능성을 타진중이다. 이 회사는 중국지역의 교포가 크게 늘고 있는 데다가 현지인들의 김치 소비도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 중국을 미국·일본과 함께 주요 김치냉장고 수출국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최근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 김치냉장고 판매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등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김치냉장고 수출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중소 김치냉장고 판매업체인 해피라인(대표 김일상)은 올해 초 미국에 1만대 김치냉장고 수출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에 빌트인 타입으로 3만대의 김치냉장고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중국에 생산법인 및 판매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공장 내에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과 김치냉장고 공동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하이얼브랜드로 공략하게 된다”며 “일본지역은 국내 김치 수출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들어가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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