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의 양대 산맥은 말할 것도 없이 인텔과 AMD다. 선발주자이던 인텔과 이를 추격하는 AMD가 나름대로의 시장 기반을 갖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인텔과 AMD 모두 최근 들어 최신·최고의 CPU를 내놓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과연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여줄 것인지 인텔 펜티엄4 3.2㎓와 AMD 애슬론XP 3200+의 비교를 통해 최신 CPU를 해부해보기로 하자.
펜티엄4 3.2㎓와 애슬론XP 3200+에 좀더 주목하는 이유로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지금의 기술로는 마지막이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펜티엄4의 경우 이미 FSB 533㎒의 펜티엄4 3.06㎓와 FSB 800㎒의 펜티엄4 3C㎓제품이 선보였지만 본격적으로 3㎓를 넘어선 것이 큰 특징이다. 문제는 FSB 800㎒를 적용했지만 3.2㎓를 능가하는 제품이 앞으로도 계속 지금의 코어로 나올까 하는 점이다. 그만큼 지금의 0.13μ 노스우드코어의 기술력을 최대한 끌어낸 제품에 가깝다.
이런 현상은 애슬론XP 3200+에서는 더욱 심해 현실적으로 코어를 바꾸지 않고는 더이상 높은 모델 넘버의 애슬론XP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0.13μ 바톤코어의 공정을 바꾸지 않고는 더이상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계치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보면 이 제품들의 수명이, 보다 정확히는 펜티엄4 3.2㎓나 애슬론XP 3200+가 양대 제조사를 대표하는 기간이 상당히 길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연말쯤 신제품들이 예고돼 있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회사를 대표하는 신제품의 성능을 알아보는 것은 결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양대 CPU 제조사의 얼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펜티엄4 3.2㎓나 애슬론XP 3200+를 일반 소비자가 장만한다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양대 제조사를 대표하는 제품답게 워낙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조사들은 비록 클록은 떨어지지만 좀더 현실적인 제품에서도 최고 클록의 제품과 똑같은 기술력을 갖춘 제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펜티엄4 2.4C㎓의 경우 FSB 800㎒, 하이퍼스레딩, 512 L2 캐시 등 펜티엄4 3.2㎓와 클록만 다를 뿐 대부분의 물리적인 성질이 같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FSB. 펜티엄4의 경우 FSB 800㎒로, 애슬론XP의 경우 400㎒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펜티엄4의 FSB는 4배가 부풀려졌다는 뜻에서 ‘Quad Pumped FSB’라 불리고 있다. 실제 펜티엄4의 FSB는 200㎒라고 할 수 있다. 애슬론XP 역시 DDR의 효과로 200㎒를 2배로 부풀려 말하고 있으니 실제로 두 제품의 FSB는 모두 200㎒로 같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실제 클록과 모델명이 같은 펜티엄4와 실제 클록과 표기명이 다른 애슬론XP를 같다고는 할 수 없다. 여기에 펜티엄4 3.2㎓와 애슬론XP 3200+이 동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결국 펜티엄4 3.2㎓나 애슬론XP 3200+는 단순히 성능이 좋고 빠른 제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CPU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신제품 2종을 비교분석해본다.
◆총평
테스트 결과 상대적으로 여러 항목에서 펜티엄 쪽이 앞선 모습을 보여줬다. 펜티엄4 3.2㎓의 경우 865·875라는 칩세트를 만나 이제 겨우 CPU의 메모리 대역폭 요구량과 칩세트와 메모리가 제공할 수 있는 메모리 대역폭의 균형을 맞췄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다. FSB 800㎒와 이를 완벽하게 커버하는 듀얼채널 DDR400메모리를 활용하는 칩세트다.
특히 일부 멀티미디어 항목에서 압승을 거둔 이유는 하이퍼스레딩에서 찾을 수 있다. 다른 기술에 비해 펜티엄4 3.2㎓가 애슬론XP 3200+에 비해 가장 특징적으로 앞서는 항목이 바로 CPU 하나를 마치 두 개처럼 활용하는 하이퍼스레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소프트웨어가 3D! 나우나 3D! 프로페셔널보다 펜티엄4의 멀티미디어 확장명령어인 SSE2에 좀더 최적화돼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는 기술력과 함께 시장에서 표준이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나 다이렉트X 기반 프로그램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애슬론XP의 성능도 우수했다. 주로 MS의 오피스 관련 프로그램이 대표적으로 멀티미디어의 중요도가 덜하다고 할 수 있는 이런 항목에서는 AMD 애슬론XP의 위력이 빛을 발했다. 특히 오픈GL을 기반으로 하는 언리얼 토너먼트 2003 같은 게임에서는 애슬론XP의 압승이었다. 메모리 대역폭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애슬론XP 3200+의 성능이 10% 이상 앞서는 성능을 보여줬으며 게이머들이 애슬론XP에 열광하는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제품 가운데 딱 하나를 사라면 지금 당장은 펜티엄4 3.2㎓가 낫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퍼스레딩과 SSE2 등 상대적인 장점이 몇 가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슬론XP 역시 클록의 한계치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총성없는 CPU 전쟁은 계속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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