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정보통신 인프라 활용

◆이명성 SK텔레콤 네트웍 연구원장 msl@sktelcom.com

 

 한국은 이동통신 2.5세대인 cdma 1x, 3세대인 1X EVDO와 함께 ADSL, VDSL과 CATV망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에서 단연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또 이러한 앞선 인프라를 바탕으로 무선인터넷 서비스, 인터넷뱅킹, 인터넷 주식거래 등 다양한 정보통신서비스에 의한 사회의 변화에도 앞서가고 있다.

 이제 정보통신분야에서 우리가 할일은 정보통신 인프라와 서비스에서의 성공을 전 산업분야의 경쟁우위로 발전·확산시키고, 주로 한국 내에서 이룬 인프라 및 서비스의 성공을 토대로 전세계를 무대로 한 제품과 기술·사업분야로 확장해 나가는 일이다.

 정보통신의 새로운 방향은 금융과 방송·오락 등 새로운 산업과의 융합과 이의 전 영역에 걸친 확산에 따른 유비쿼터스 통신이며 음성과 저속데이터 위주의 서비스에서 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영역의 개척은 음성서비스 보급같이 잘 알려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처음 시도해 보는 어려운 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이러한 것을 가능케 하는 다양한 기술을 발굴·개발해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서비스 개발 과정은 고객의 요구를 한발 앞서 파악하고 이를 서비스로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험과 개선을 필요로 한다. 앞선 인프라 환경하에서 고객과 기술을 동시에 이해해야 하는 어려운 탐색적인 작업인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시험을 위한 최고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즉 좁고 밀집된 국토로 인해 인프라 투자가 적게 들어 미국·프랑스·독일 등 면적이 넓은 나라와 비교할 때 대부분의 국민을 커버하기 위한 인프라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높은 인구 밀도로 투자된 인프라의 사용 빈도가 높아지므로 상대적으로 빨리 투자비용을 회수해 새로운 인프라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되는 상승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우리의 국민적 특성, 즉 빠르고, 활발하고,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성격이 정보통신시대에서는 매우 유리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의 급속한 수용, 밤늦게까지 사용하는 이동전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사용, 다양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카메라폰 등 고가 다기능 이동전화의 빈번한 구입과 교체, 컬러링·발신번호 서비스 등 최신 서비스의 신속한 이용 등은 우리의 국민적 특성이 정보통신분야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예다.

 우리는 이미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의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우리의 지리·사회·국민적 특성은 새로운 정보통신시대를 이끌어갈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이 비옥한 정보통신 환경 위에 서서 세계로 눈을 향할 때다. 비옥한 환경에 세계의 기술을 끌어들여 독자적인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시장에서 가장 앞선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우리의 시장에서 검증할 수 있다. 이렇게 세계 최초로 시장에서 개발·구현·검증한 후 세계로 진출함으로써 한국은 세계 통신서비스의 산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맞아 정보통신 사업자와 제조사·벤처·연구소·학계·정부가 모여 이러한 정보통신 환경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는 교육·정책·산업환경의 인프라를 강화하는 방안을 함께 찾을 때다.

 지리·국민적 특성에 바탕을 둔 정보통신 경쟁력 우위 요소에 교육·사회·정책·산업적인 경쟁우위가 더해질 때 우리는 21세기를 이끌어갈 정보통신 강국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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