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완성차업계, 연료전지차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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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완성차업계가 저공해·고연비를 실현하는 ‘연료전지자동차(FuelCell Vehicle)’ 상용화를 두고 막바지 총성없는 전쟁에 들어갔다.

 연료전지는 수소(천연가스·메탄올·가솔린 등)와 산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 반응을 이용해 연소과정 없이 전기 및 열로 직접 변환시키는 장치다. 현재 연소과정 없이도 직접 전기를 생산해내 열효율이 55∼60%(양이온 교환막형 연료전지시스템의 경우)에 달해 연료전지차는 전기차 수준의 환경친화성과 정숙성,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능가하는 연료효율, 가솔린차 수준의 연료공급 편의성 및 주행성능을 겸비하고 있다.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물 이외의 배기가스가 없고 액체연료를 사용할 경우에도 이산화탄소를 제외한다면 무공해에 가깝다.

 ◇개발현황=현재로서는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차를 개발해낸 도요타는 지난해 ‘수소’를 연료로 한 연료전지차의 시판을 개시해 더이상 연료전지차가 미래의 자동차가 아니라 지금 당장 타게 될 e카임을 증명해냈다. 또 혼다 역시 거의 같은 시기에 정부기관을 상대로 한 ‘리스판매’를 개시하면서 일본 업계가 주도하는 연료전지차 시대를 알렸다. 도요타·혼다 등이 이미 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한 상태며 뒤이어 닛산이 2004년 양산을 목표로 생산체계 정비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업체로는 포드가 94년부터 개발에 착수, 프로토 개발을 완료했고 압축수소연료를 기본으로 한 양산에 착수했다. 올해를 상용화 초기시점으로 정하고 500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메탄올 개질기를 이용한 양산차를 내년 4만대, 2006년까지 10만대 생산할 예정이다. GM도 내년 상용화를 위해 프로토를 개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폴크스바겐이 2005년까지 메탄올 연료차를 양산한다는 계획하에 현재 시험차를 개발하는 단계에 와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가 지난 90년부터 전기자동차 개발에 뛰어든 데 이어 98년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연료전지차 개발에 나서며 세계 경쟁의 한복판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2000년 메탄올 연료전지시스템과 60㎾ 세계급 Ni-MH배터리로 구성된 연료전지 배터리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세계 7번째로 개발해놓은 상태다. 현대차 김동진 사장은 “세계 각국의 완성차업체들이 차세대 자동차로서 연료전지차의 환경친화성·연료효율성·연료공급편리성을 겸비한 특성에 주목하고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며 “늦어도 내후년 무렵이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별 지원상황=‘EU카 프로젝트(유럽 각국)’ ‘ACE(일본)’ ‘수소·연료전지실증 프로젝트(JHFC, 일본 주도 각국 완성차업체 6사)’ 등 범정부·범권역별 공동개발 프로젝트가 속속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4년부터 상무부·교통부·에너지연구부·환경부 등 정부부처와 빅3·국립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 ’PNGV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오는 2005년까지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에는 연간 2억7000만달러(약 3400억원)가 소요된다. 유럽연합은 98년부터 각국 정부와 8개 완성차업계가 힘을 합쳐 ’EU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연료전지·경량화소재 등에 수백억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경제산업성이 주도해 도요타·혼다·닛산 등 자국내 완성차업체들과 해외 6개 완성차업체가 참여한 ‘JHFC’를 추진중이다. 내년에 끝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차량과 설비에 관한 규격·법규 등이 집중 연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2010년 5만대, 2020년까지 500만대 보급에 나설 것이라는 중장기 국가 전략을 발표해 미국 및 유럽 국가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자원부와 현대차·대우차·자동차부품연구원 등이 지난해 끝난 ‘G7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사업’에 이어 ‘미래형 자동차 개발계획’에 나선 상태다. 이 사업에서는 연료전지시스템 및 핵심부품 기술 등에 총 2400여억원이 투입된다.

 ◇개발배경=그린라운드(Green Round) 본격 가동과 기후변화방지협약을 통한 이산화탄소 총량규제, 미국 각주에서 추진하고 있는 무공해 및 저공해 자동차의 의무판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등 환경관련 규제의 강화로 가솔린 내연기관을 대체할 새로운 내연기관의 개발이 세계 완성차업계의 사활을 좌우하고 있다. 지금까지 각국 완성차업체들은 저공해 자동차로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천연가스·에탄올·메탄올·수소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대체연료차를 개발해왔으며 최근에는 내연기관/배터리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제한적 범위에서 시판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