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미디어 거물들 화해 손짓

 미국 미디어·IT 업계의 CEO들간에 그동안의 불편했던 관계를 회복하려는 협력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파라마운트 20세기 폭스사 회장이었던 배리딜러, 그리고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인 루퍼트 머독 등의 미디어 거물들에 대항해야 하고 전세계적인 콘텐츠에 대한 불법이용행위에 대적해야 하며 미래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와 딕 파슨스가 화해했고, 파슨스는 브라이언 로버츠와의 갈등을 봉합하려 하고 있다. 멜 카마진은 자신의 케이블채널을 공급하고 있는 파슨스, 브라인언과는 좋은 관계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온라인음악비즈니스로 성공한 스티브 잡스와 좋은 관계를 가지려 한다.

 ◇화합의 시대가 왔다=지난 10년간의 급속한 성장, 공격적 인수합병, 고삐풀린 자존심을 세우는 라이벌간 경쟁양상 이후 통신 IT기업들의 CEO는 이제 협력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AOL과 컴캐스트는 2001년 한해동안 AT&T브로드밴드 운영을 놓고 티격태격했으나 이제는 AOL의 케이블자회사의 분사허용, 고선명 TV와 VOD 서비스 공동추진 등에 동의했다. 물론 미디어기업들이 경쟁을 멈췄다는얘기는 아니다.

 뮤직회사들은 서로 시장경쟁을 위해 멱살잡는 경쟁을 하고 있고 가전회사들은 여전히 MS가 디지털콘텐츠를공급하는 지배력을 가지려 한다며 의심하고 있다. 그럼에도 90년대 같은 경쟁구도는 더이상 안보인다.

 ◇지재권 침해가 결속 불러=이러한 가운데에도 기업들을 뭉치게 하는 것은 최대 위협으로 간주되는 지재권 침해행위이다. 이는 이미 음악산업에서 나타났다.

 “우리 모두는 빌 게이츠, 로버츠, 카마진과 함께하는 이 보안분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패배자가 될 것”이라고 지난주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 케이블산업 연례 컨벤션에서 파슨스는 말했다. “결국 이대로 가면 우리는 브로드밴드에서 어떤 디지털콘텐츠도 확보하지 못하고 이는 콘텐츠창조의 목줄을 죄게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러한 인식은 할리우드의 영화사들도 끌어들이면서 네티즌이 불법적 영화이용에서 멀어지게 하면서 합법적 온라인영화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영화제휴라인 형성움직임을 가속시키고 있다.

 ◇불안한 미래도 결속 요인=불분명한 미래는 이들을 뭉치게 하는 또다른 요인이다. 최고경영자들이 어떤 기술이 뜨고 어떤 기술이 가라앉을지 알수 없는 가운데 협력을 통해 위협을 완화시키려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IT산업의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이들은 파트너십을 맺어왔다”고 맥킨지 미디어 부문의 마이클 울프는 말한다. 그러나 이들의 휴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컴캐스트, AOL, 마이크로소프트는 광대역케이블과 이에서 파생되는 디지털서비스에 참여하고 있어 조만간 부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이 디렉TV를 주무르게 되면서 위성과 케이블방송간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인들은 서로 나눌 이익을 바라보면서 서로간에 잘 지내고 있다.

  AOL의 파슨스는 “우리 모두 이 황금달걀을 낳는 거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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