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고가 철거로 다음달부터 서울시내 전역에 극심한 교통정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차량용 교통단말기업체들이 ‘청계교통대란’을 일대 마케팅 호재로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경찰청은 다음달 1일 청계천로와 청계고가의 12개 차로 가운데 8개 차로가 사라질 경우 강북 도심 통행속도가 현재 시간당 21㎞에서 승용차 운전자가 대중교통으로 전환한다는 ‘승용차 포기속도(시속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 강북의 도심지역에서 더이상 승용차로 출퇴근하기가 어려운 한계상황에 도달하는 셈이다. 현대오토넷·카나스·대우정밀 등은 청계고가공사를 계기로 서울지역 운전자층에 꽉 막힌 정체구간을 우회해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는 교통정보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신형 차량항법장치(CNS)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카나스(대표 손덕열)는 FM부가방송과 무선인터넷을 통해서 실시간 교통정보 검색이 가능한 신형CNS(모델명 CCN-1200) 기종을 이번주부터 판매한다. 이 제품은 목적지까지 정체구간을 우회하는 최적 운전경로를 찾아주고 서울시내 100여대 교통카메라의 CCTV영상까지 확인할 수 있어 교통체증에서 벗어나려는 운전자층에 큰 인기를 끌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대우정밀(대표 김용구)은 다음달 1일 청계고가공사 착공에 맞춰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신형CNS(모델명 DCN-500)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막히는 길을 고려한 최적경로 탐색기능과 문자뉴스·주식정보·날씨정보 검색 등 혼잡한 도심지에서 운전효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대우정밀측은 연말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1만5000대의 신규판매를 낙관하고 있다.
현대오토넷(대표 강석진)도 FM부가방송을 이용한 교통정보 수신기능을 지원하는 보급형 오토PC(모델명 HAPC-6000 아이디오)를 다음달 새로 출시한다. 이 회사는 청계공사로 인한 교통체증이 가장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동북부지역에 마케팅역량을 집중해 연말까지 CNS 판매목표 7만대를 채운다는 방침이다. 업계 주변에선 경기불황으로 상반기 CNS 내수가 정체된 상황이지만 청계천 복구공사에 따른 교통대란으로 하반기 CNS 시장규모가 올초 예상보다 10∼15%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교통국의 한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아무 준비없이 승용차를 타고 서울 도심지에 진입할 경우 여러모로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교통환경의 변화는 차량용 정보단말기와 통신서비스, 카 AV기기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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