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S, 무허가 의료용구 법정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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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의 무허가 의료용구 논란을 가름할 첫번째 법정 공방이 오는 27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다.

 이번 법정 공방은 이미 지난 2001년 한차례 불거졌던 PACS의 위법성 논란을 마무리짓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3월 ‘의료용구 제조업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제조업 허가를 받아야 하며 품목별로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여야 한다’는 약사법 제26조 제1항을 위반한 마로테크·인피니트테크놀로지·네오비트·레이팩스·메디컬스탠다드·인포메드 등 6개 PACS 전문업체에 대해 6개월 동안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내리는 동시에 레이팩스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이 가운데 인피니트·마로테크·인포메드는 행정처분을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있는 규정에 의거, 과징금(5000만원)을 감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네오비트·메디칼스탠다드·레이팩스 등 3개 업체는 공동으로 법원에 제조업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에 무허가 의료용구 제조·판매로 행정처분을 받은 6개 업체의 구체적인 혐의내용은 지난 2002년 3월 이전 기준으로 제조·판매허가를 획득하지 못한 PACS를 병·의원 등 각급 의료기관에 공급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식약청은 이미 지난 97년 PACS가 허가대상인 의료용구에 해당된다고 고시한 만큼 PACS 제작업체는 반드시 허가 및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의료용구 품목별로 허가를 규정한 약사법 제26조 제1항을 근거로 이들 업체가 품목허가 이전에 각급 병·의원에 PACS를 설치, 법률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업계측은 식약청의 승인과정이 2개월에서 최장 5개월을 넘기는 등 기간이 길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영업활동 재개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식약청은 지난 2001년에 받았던 것은 PACS 제조업 허가이고 개별 병·의원에 PACS를 설치할 때는 그때마다 품목허가를 받도록 분명하게 규정돼 있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구창운 네오비트 연구개발실장은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PACS 제조·판매허가를 획득한 이후에도 구축사례별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서버 및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장비까지 함께 승인받도록 돼 있다”며 “PACS 설치 이전에 품목별 허가를 받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PACS 제조·판매허가 과정이 현실에 맞게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전문업체와 법률적 규정을 앞세운 식약청 사이에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