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등이 저속의 전력선통신(PLC)기술 기반 홈네트워크 사업에서 최근 고속의 홈네트워크가 가능한 AV 홈네트워크 제품을 선보이는 등 국내 홈네트워크 산업이 2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제 표준이 결정되지 못한 PLC와는 달리 802.11a/b 기반의 홈네트워크 분야는 샤프·도시바·소니 등 일본 전자업체들과 필립스 등 세계적인 가전업체들이 잇따라 상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가전업체들의 행보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e라이프 체험전’에서 AV가전과 PC간의 고속 네트워킹이 가능한 ‘무선홈미디어센터’를 출시하고 관련제품을 소개했다. 무선홈미디어센터는 DTV수신기능과 디지털영상저장(PVR)기능, DVD플레이어 기능 등을 구비했으며 802.11a(최대 54Mbps) 규격의 무선랜 접속기능을 갖췄다. 무선홈미디어센터는 수신한 디지털 방송을 집안에 있는 HDTV나 노트북PC에 무선방식으로 전송하며 HDTV와 노트북PC 간에도 서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게 중계해준다. 삼성전자는 올해말부터 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802.11a 규격을 지원하는 HDTV·노트북PC 등도 함께 개발중이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에어컨·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 및 검침, 전등 제어시스템 등의 홈네트워킹 기능을 지원하는 홈게이트웨이와 솔루션을 개발해 올해초 대구 태왕아파트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홈네트워킹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각 총괄의 4개 연구소와 삼성종합기술원 등 5개 연구소에서 홈네트워크 제품 개발을 진행할 정도로 홈네트워크 사업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2004년까지 AV제품과 백색가전과의 홈네트워크 사업을 분리해 운영하되 2005년에는 이를 통합한 홈서버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홍콩에 데모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에는 싱가포르·호주·스페인 등에서 통신사업자와 협력, 해외 시범 사이트를 확보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최근 백색가전의 홈네트워크 사업에서 더 나아가 AV가전까지 홈네트워크로 묶는 솔루션을 선보이고 국내외에서 본격적인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9월 서울 장안동 현대아파트에 백색가전제품의 홈네트워크 기능을 구현하는 ‘홈넷’ 시스템을 공급하는 데 이어 10월에도 방배동 모 아파트에 관련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PLC 방식의 홈네트워킹 기능을 지원하는 셋톱박스와 무선랜 방식의 홈네트워킹 기능을 지원하는 셋톱박스를 개발 완료하는 등 제품 라인업을 저속 통신에서 고속 통신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세빗에서 셋톱박스 형태의 홈서버에 가전제품을 PLC로 연결해 집에서 TV를 보면서 에어컨이나 전등을 제어할 수 있고 웹카메라·CCTV·PDA 등이 무선서버에 연결돼 이를 TV 혹은 외부에서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중점 시연해 호평을 받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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