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풍향계]"할인점보다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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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쇼핑몰이 할인점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터넷 쇼핑몰이 할인점의 독무대였던 생활용품과 잡화분야를 크게 강화한 데 이어 ‘비교 마케팅’을 통해 할인점의 최대 강점인 ‘가격’에 정면 도전하는 등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의 이번 도전이 과연 미미한 ‘잽’에 그칠지 아니면 강력한 ‘스트레이트’가 될지 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이제는 할인점이다=그동안 동종채널 경쟁에 몰입했던 인터넷 쇼핑몰과 할인점이 경쟁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인터넷 쇼핑몰은 잇따른 비교 마케팅을 통해 할인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또 패션·생활용품·잡화 등 그동안 할인점에 비해 다소 소홀했던 품목을 크게 보강했다.

 옥션은 ‘할인점보다 싸요’라는 슬로건으로 자동차용품 세일을 시작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여름 차량용품과 차량 인테리어 인기상품을 할인점 가격보다 무려 30%까지 싸게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한솔CS클럽도 모니터·디지털카메라·김치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을 할인점보다 싸게 판다는 내용의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인터파크는 아예 ‘할인점보다 싸다’라는 슬로건을 전사 차원에서 채택한 바 있다. 인터파크는 지금은 ‘싸니까, 믿으니까’로 바꿨지만 여전히 모든 유통채널을 통틀어 가격이 쇼핑몰의 가장 큰 매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전자상거래업체가 오프라인 유통점보다 싸다는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할인점이라는 특정채널을 거론하며 마케팅을 진행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신유통 채널=인터넷 쇼핑몰과 할인점은 모두 몇 년 사이에 일약 스타로 떠오른 ‘신유통’의 대표주자다.

 두 채널은 상당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탄생시점이 할인점이 10년, 인터넷 쇼핑몰이 7년 정도로 엇비슷하다. 취급상품 아이템과 수익률도 6만∼6만5000개, 10∼15% 정도로 별 차이가 없다. 시장규모로 보면 할인점이 올해 22조원, 인터넷 쇼핑몰이 8조원으로 할인점이 앞선다.

 하지만 성장률면에서는 인터넷 쇼핑몰을 따라올 수 없다. 국내 간판 할인점인 이마트의 가양점이 30% 정도인 데 반해 인터넷 쇼핑몰 선두업체 LG이숍은 평균 세자리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 매출은 지난해 가양점이 2200억원, LG이숍이 2840억원으로 인터넷 쇼핑몰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가고 있다. 평균 구매단가는 18만원, 4만원으로 인터넷 쇼핑몰이 우위에 있다. 사업 런칭을 위한 투자비에서는 할인점이 500억원대로 인터넷 쇼핑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경쟁은 불가피하다=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의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경기 불황으로 알뜰쇼핑이 정착되면서 ‘가격’이 최대 구매조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전이나 의류 등의 소비는 주춤한 반면 생활용품·식품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불요불급한 품목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터넷 쇼핑몰도 이에 발맞춰 이들 품목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상품 공급업체 역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중간상이나 제조업체는 인터넷 쇼핑몰의 ‘바잉 파워’를 의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범적으로 인터넷 쇼핑몰에 제품을 납품한 이후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자 유통전략을 잇따라 온라인 중심으로 선회하고 있다.

 목표 고객층도 점차 엇비슷해지고 있다. 할인점은 상대적으로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 부부, 30대와 40대 여성이 주요 공략층이고 인터넷 쇼핑몰도 20대에서 30대 이상으로 주 이용계층이 상향 이동하고 있다. 아예 일부 인터넷 쇼핑몰은 여성, 특히 주부를 겨냥한 코너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은 각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대표하는 유통채널로 서로 다른 영토를 고수했지만 점차 영역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표>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 비교

 업체 = 이마트(가양점) = LG이숍

 거래매출(2002년) = 2200억원 = 2840억원

 평균성장률 = 30% = 471%

 구매단가(1인당) = 18만원 = 4만원

 상품수 = 6만개 = 6만5000개

 방문자수(하루) = 87만명 = 2만명

초기투자비용 = 30억원 = 500억원

  * 가양점은 이마트 내에서 가장 매출 규모가 큰 점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