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도 비켜가는 남북 IT교류`

 북핵사태의 영향으로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임에도 불구하고 3년 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본격적으로 개시된 정보기술(IT) 분야 남북 교류협력의 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민간 차원의 IT교류·협력사업은 꾸준히 결실을 맺으면서 남북 경제협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단둥에 위치한 남북 합작 IT개발회사인 하나프로그람센터(대표 문광승)에는 북한 평양정보쎈터 연구원 20여명이 장기 파견돼 다산네트웍스·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으로부터의 네트워크 관련 스위치·임베디드 리눅스 개발용역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양에 모니터 조립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아이엠알아이(대표 유완영)는 평양 공장에서 생산된 17인치 컴퓨터 모니터를 지난해부터 북한 내수시장에 소량 공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최근 1000대 규모의 추가주문을 위해 유완영 회장 등이 내달 중 방북할 예정이다.

 지난해 남북합작 인터넷복권·바둑·주패 사이트를 개설한 훈넷(대표 김범훈)도 북측 조선장생무역총회사와 합작설립한 조선복권합영회사를 통해 북한에서의 신용카드결제·전자상거래사업에 대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하반기 중 국회에서 대북 인터넷 접촉 허용 법률(안)이 통과되는 대로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북한 조선콤퓨터쎈터와 중국 베이징에서 소프트웨어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10여건의 게임·모바일·리눅스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하나로통신(대표 이인행)도 북한 삼천리총회사와 3차원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를 공동제작 중이다.

 또 넷피아는 ‘우리글 인터넷주소체계’를 위한 남북 공통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민간 IT업계뿐만 아니라 대학 및 연구기관도 IT 공동연구개발 및 정보교류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포항공과대학교(총장대행 박찬모)는 공동연구 계약을 맺은 평양정보쎈터와 가상현실기술을 활용해 건물 설계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인 ‘가상현실 건물 탐방 체계’를 공동개발한 데 이어 동물들의 스틸·동영상을 촬영한 뒤 가상현실기술을 접목하는 3차원 ‘가상동물원’ 연구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조영화)은 북측의 중앙과학기술통보사와 백두산 자연에 관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공동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하나프로그람센터에 파견된 평양정보쎈터 연구원들에게 ‘과학기술 논문제목 번역(영한)시스템’ 개발용역을 맡기고 이달부터 사업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원장 최영락)도 오는 10월 말 완료를 목표로 남북간 체계적인 과학기술협력 방안을 담은 ‘남북과학기술협력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10월께 일본에서 남북 과학자들이 참석하는 ‘통일과학기술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