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광고단가 인상 파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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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대표 김근)가 라디오 광고단가를 대폭 인상키로 전격 결정해 기업광고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OBACO가 오는 8월부터 시행키로 하고 광고주들에게 배포한 새로운 라디오 요금체계에 따를 경우 기존 라디오 광고단가보다 평균 약 25%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KOBACO측은 라디오 광고단가가 TV에 비해 오랫동안 현실과 맞지 않는 요금체계를 유지해 왔으나 이번에 도입할 광고요금체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OBACO가 지상파방송 3사들이 지난해 3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당기순익을 내고 있는 마당에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라디오광고료의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한국광고주협회 등이 크게 반발하는 등 물의를 낳고 있다.

 ◇새로운 라디오광고요금체계=KOBACO가 제시한 새로운 라디오 광고요금 체계는 라디오 광고의 기준이 되는 전파료를 매체가치와 시급별 점유비, 등급별 점유비 등을 고려해 통일된 기준으로 개선하고 전파료를 기준으로 판매초수를 곱해 토막광고 요금을 정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 광고요금은 서울 전파료에 할증률을 곱하고 지방 전파료를 더한 액수에 판매초수를 곱해 산정하기로 결정했다. 또 광고요금을 차등 적용했던 AM과 FM의 기준가를 동일 적용, FM 광고단가를 크게 인상하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프로그램 경매제인 프리엠션 판매제를 도입, 인기 프로그램의 경우 오른 요금에 최고 20∼30%까지 더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광고주협회 한 관계자는 “이번 라디오 요금체계에 따르면 라디오 광고단가가 과도하게 오르는 결과를 낳게 되며 광고단가 산정기준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광고료인상폭=새로운 요금체계를 적용할 경우 기존라디오광고단가보다 평균 25% 인상될 것으로 보인 가운데 일부 토막광고의 경우 200% 이상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MBC AM 토막광고 A급 서울지역의 20초 1회 광고의 경우 기존 9만8400원에서 30만2200원으로 207% 인상되며, MBC FM 토막광고 A급 서울지역의 20초 1회 광고는 기존 6만8900원에서 18만4600원으로 167% 인상된다.

 이같은 광고 요금체계에 따라 전체적으로 라디오 방송단가가 크게 오르게 되며 KOBACO가 시장에 개입해 지방 라디오방송사나 군소 라디오방송사에 광고를 끼워 판매하는 전례에 비춰 상대적으로 이들 방송사가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영향과 문제점=제일기획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라디오 광고시장은 2780억원 규모로 전체 광고시장의 4.3%를 차지, TV 37.7%, 신문 31.2%에 이어 세번째로 큰 광고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미디어전문가들은 라디오 광고단가가 인상된다 하더라도 KOBACO가 독점적으로 방송광고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만큼 라디오광고시장과 TV광고시장이 위축될 우려는 없으며 신문과 잡지를 포함한 인쇄매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을 위해 라디오 광고료를 무리하게 인상할 이유가 전혀없다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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