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자동차](9)X-by-Wire

 지금까지 자동차의 조향 및 제동기술은 주로 기계적 시스템에 의해 이뤄졌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등의 물리적인 힘을 가할 경우 자동차는 그 힘을 기계적 운동에너지로 바꿔 구동하는 형태였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차량기술로 ‘엑스 바이 와이어(X-by-Wire)’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본래 항공기의 조정기술로 개발된 엑스바이 와이어는 케이블이나 로드·유압 등으로 전달해 조정하던 것을 와이어(전선)로 바꿔 컴퓨터 비행이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자동차 분야에서는 조향시스템과 제동시스템 분야에서 주로 적용·개발되면서 가까운 장래에 자동차 제조기술에 큰 변혁을 일으킬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조향시스템 분야에는 기존 기계적인 연결없이 모터나 센서 등의 전기적 동력을 이용해 자동차를 조향하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 기술이 적용될 경우 기존 스티어링의 중심축이던 스티어링 칼럼이 필요없어 휠의 좌우 전환이 훨씬 쉬워지며 전자적 조향에 의해 충돌시 운전자의 상해 위험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제동시스템 분야에서는 기존 유압제어시스템을 전기제어시스템으로 바꿔 제어하는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rake-by-Wire)’ 기술로 적용되고 있는데 브레이크를 4륜 독립으로 능동제어할 수 있다.

 지역별 개발 현황을 보면 가장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주요 완성차업체 및 2개 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행하고 있는 ‘ECUAR’ 프로그램을 통해 2005년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GM이 델파이와 함께 NAHSC(National Automated Highway System Consortium)에 참가해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97년에는 EV1 차량에 리어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Rear Brake-by-Wire) 시스템을 적용해 기술적인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또 비스테온(Visteon)은 각각의 조향 휠에 독립적인 액추에이터(actuator)를 설치해 제어하는 모듈화에 적합한 진보된 개념의 스티어 바이와이어를 개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하면 다소 소극적이지만 업체별로 차세대 브레이크시스템으로서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산업자원부에서 주관하는 ‘미래형 자동차기술개발사업’에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참여해 스티어 바이 와이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오는 2005년 6월까지는 시스템 개발, 2005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는 양산품 개발, 2010년 실차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