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타보지 않고 물길을 논하지 말라.”
다국적 IT기업과 대형 SI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IT전문가들이 잇따라 전통 굴뚝기업에 새 둥지를 틀면서 기업 전반의 정보화를 조율하는 등 기업 전략경영의 핵심 참모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직급은 대부문 최고정보책임자(CIO) 또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임원급이다. 이들은 기업의 중장기 비전과 경영전략에 부합되는 IT 마스터플랜 수립을 진두지휘하면서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와 ‘수익성 제고’라는 두마리 토끼몰이에 매진하고 있다.
단순히 솔루션만 도입해 업무 편의성을 높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기업 경영개선과 매출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유무형의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실제 각종 IT마스터플랜들을 도구가 아닌 기업활동의 과정으로 끌어올려 이른바 ‘돈을 보여달라(Show me the money)’는 경구를 현실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주)동부는 최근 그룹 전반의 효율적인 정보화를 추진하기 위해 삼성SDS의 박상진 콘텐츠사업부장을 IT전략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박상진 상무는 삼성그룹 정보전략팀과 삼성SDS의 인터넷사업부 e사업추진팀을 거쳐 지난 2000년부터 SDS내 최연소 사업부장으로서 벤처사업부장과 콘텐츠사업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해 동부그룹이 금융·제조부문 등에서 진행시켜온 컨설팅 작업을 바탕으로 그룹 관계사의 비즈니스 효율화와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정보화 시스템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의 CIO인 김무엽 이사도 다국적 IT업체와 토종 솔루션 업체를 거친 IT전문가. 한국HP를 거쳐 고객관계관리(CRM)업체인 씨앤엠테크놀로지를 이끌다 지난해말 대웅제약으로 자리를 옮긴 김 이사는 현재 대웅제약은 물론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대웅과 관계사의 IT통합과 혁신을 겨냥해 ‘중장기 마스터플랜’의 조율작업에 한창이다.
철강기업인 INI스틸의 전윤석 상무도 굴뚝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 가운데 한사람이다. 19년 동안의 한국IBM 생활을 접고 지난해 8월 INI스틸에 입사한 전 상무는 INI스틸의 내부외 인프라 통합을 위해 업무프로세스혁신(PI)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는 현재 INI에서 전사적자원관리(ERP)·CRM·공급망계획(SCP) 등 기간 애플리케이션과 철강분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는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부엌가구 및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에는 지난해 12월부터 한국오라클 CRM팀장 출신의 류승범 마케팅부 이사가 자리를 옮겨 CRM 프로젝트 ‘M’를 수행하면서 전략 마케팅체계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류 이사는 ‘고객중심의 기업’을 모토로 한 마스터플랜 수립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경영전략과 현업 조직,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시스템 변화를 추구해 산업현장의 실질적인 성공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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