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해 받은 30여억원의 경영 성과급을 직원들과 나누어 갖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함께 고생한 직원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성과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진은 넷마블 3주년 기념 산행에서 직원들과 함께 찍은 모습.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로 편입하는 결정을 하기까지에는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다.
가장 큰 부분은 유료화를 앞두고 성공에 대한 보장 여부였다. 혹시라도 유료화에 실패해 회사가 잘못되더라도 CEO인 필자만 책임을 지고 나가면 되지 직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았다. 이러한 생각은 예전에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었던 경험 때문에 더욱 그랬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직원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봤을 때 필자 자신이 더 힘들었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기댈 언덕이 필요했다.
그러나 플레너스가 넷마블에 제안한 조건은 다른 여러 업체들의 제안보다 좋지 않았다. 타 업체들은 넷마블의 기업가치를 300억원 이상으로 평가했으나, 플레너스는 넷마블의 기업가치를 100억원으로 책정해 당시 매우 저평가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플레너스와 넷마블 피인수 계약이 회사를 돈을 받고 파는 것이 아니라 향후 사업을 진행하는 데 버팀목이 될 수 있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얻는다는 측면이었기에 이를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넷마블의 향후 엔터테인먼트 포털로의 사업 진출을 위해서도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 사업구조를 갖춘 플레너스가 적임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또한 당시에는 저평가됐을 수 있으나, 유료화를 실시하는 1년 후의 기업가치에는 자신이 있었다. 이에 2002년도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급 조건을 덧붙였다. 조건은 기본적으로 이랬다. 넷마블의 순이익이 50억원을 넘을 경우, 전체 순이익에서 50억원을 뺀 차액을 경영성과급으로 지급 받는 것이었다. 플레너스와 협상할 당시에는 적자를 내는 기업이 아무리 유료화를 시작한다 하더라도 순이익 50억원을 넘을 수 있겠냐는 의아심 어린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지난 2002년 넷마블은 매출 270억원에 순이익 152억원을 기록하며 30여억원의 경영성과급을 받게 됐다. 넷마블의 기대 밖의 실적은 결코 필자 혼자의 공이 아니었다. 그 동안 함께 고생한 직원들이 없었다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당연히 이 돈을 직원들과 나누기로 결정했다. ‘회사가 돈을 벌면 직원들도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평소 필자의 신념이 조금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울 때 적금통장을 과감히 깨고 힘을 실어준 직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내놓으며 웃어주던 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빚을 갚는 것 같고, 직원들이 경제적으로나마 행복해 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흐뭇하던 기분은 아마 아무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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