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디지털홈` 가는 길

◆이희성 인텔코리아 상무 hs.lee@intel.com

　

　정보통신부는 오는 2007년까지 총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체가구의 61% 수준인 1000만가구에 디지털홈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디지털홈 구축계획’을 마련했다. 이같은 정책을 통해 1단계로 홈오토메이션 원격제어가 가능하게 하며, 2단계에서는 고선명TV, 주문형비디오(VOD) 등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3단계에서는 가정의 모든 기기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구성돼 기기에 관계없이 서비스가 가능한 환경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디지털홈 계획은 가전·통신·컴퓨팅의 융합시대를 선도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보는 것 같아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디지털미디어로의 급속한 변이와 가정 안팎에서의 IP네트워킹의 급속한 전파는 가전 및 PC업계에 상당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의 디지털홈 계획이 그렇고 ‘팍스 어소시에이츠(Parks Associates)’의 미국 가정내 멀티미디어 중심의 홈네트워크가 2007년까지 5배 증가한 1800만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그렇다.

　디지털가전기기나 PC 사용자들의 증가로 디지털미디어를 경험하는 일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이 기종 기기간의 간편하고 매끄러운 상호 호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디지털홈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호 호환성 확보를 위한 업계 공통의 추진체계를 개발하고 장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가전업계 위주의 ‘인터넷 정보가전 표준포럼’을 ‘디지털홈 표준화 포럼’으로 확대개편해 포괄적인 민관 추진체계를 만들려는 정부의 계획은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이 추진체계는 디지털홈 표준화 포럼을 통한 디자인 지침을 정하고 이를 가전·PC 및 관련업체에 제안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디자인 지침에는 일반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의 아키텍처, IP 네트워크 플랫폼, 가정용 응용 프로그램을 기본적으로 포함해야 할 것이다. 초기의 이 지침은 디지털카메라·MP3플레이어와 같은 개인·오락기기에서 시작해 용도 및 기기의 지원범위가 추가되면서 수년에 걸쳐 시장(소비자)의 용도 선택, 기술 및 표준의 상용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상당한 수준의 호환성이 보장되는 시기를 짧게는 2005년 길게는 2007년으로 예상하는 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디지털홈에서 기기간의 손쉬운 연결이며 둘째는 기기의 발견·구성을 위한 통일된 제어 프레임워크다. 또 호환성이 보장되는 미디어 포맷과 스트리밍 프로토콜 및 호환성이 보장되는 미디어 관리 및 제어 프레임워크가 세째와 네번째다. 마지막으로는 사용자와 기기들을 위한 적합한 인증 및 사용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UPNP, 미디어센터, UWB, WLAN, X-DSL 등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기술 및 표준이 출현할 것이고 이 디자인 지침은 가정 제어, 통신, 좀 더 진보된 오락의 시나리오로 범위가 확장될 것이다.

　디지털홈의 비전이 현실로 다가오는 시점인 지금, 세계적으로도 디지털홈 표준화 그룹의 출범이 가까워졌고 우리나라의 유수 기업들이 주요한 위치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 세계의 표준을 선도하는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국내 표준을 조율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벤처기업들의 도전적인 제품 개발로 국내 업체간의 협력 및 경쟁이 이어져 세계적인 제품이 탄생하길 기대한다.

　디지털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마케팅 및 제품 개발의 협력을 통한 ‘윈윈’ 전략이 통할 수 있는 분야이므로 한국업체들이 반도체·휴대폰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제품으로 성공시킨다면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은 디지털 컨버전스 코리아(Digital Convergence Korea)로 계속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