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아이템 거래 `부르는게 값`

　온라인 게임아이템 거래사이트의 거래규모가 월 100억원대를 호가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의 게임아이템 거래사이트 아이템베이의 경우 지난달 거래액수가 총 128억원(하루평균 4억5000만원)에 달했고 거래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달에는 총 액수가 1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래규모뿐 아니라 아이템당 거래단가도 상상을 초월한다. 아이템베이의 지난주 거래액 중 최고가를 기록한 아이템은 가격이 무려 1000만원에 육박했다.

　아이템페이, 아이템스카이, 아이템베스트 등 100여개를 넘는 여타 아이템 거래사이트의 경우도 거래규모는 극히 미미하지만 게임아이템의 시세는 비슷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게임도 리니지뿐 아니라 라그나로크, 디아블로 등 다양한 게임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문제는 이처럼 게임아이템 거래가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이뤄질 수 있게 되면서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넘어 무분별하게 아이템거래에 빠져들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아이템베이측은 전체 거래액수에서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불과하고 청소년의 평균거래단가도 8만원 수준으로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평균치에 불과하다.

　리니지의 도끼나 일본도 같은 아이템은 수십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청소년보호위원회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리니지의 최고 레벨 일본도 아이템의 경우 시세가 1000만원에 가깝다.

　청소년 중에서 이런 아이템을 구매한 사례는 보고된 바 없지만 상습적으로 아이템 구입에 나설 경우 비용마련을 위해 범죄의 길에 빠져들 위험도 다분하다는 게 청보위의 견해다.

　최근에는 고교생 6∼7명이 그룹을 이뤄 조직적으로 아이템 사고팔기에 나서 아이템 가격을 끌어올리는 일명 ‘장사’가 횡행하고 성인이 이런 장사를 위해 청소년을 고용, 장소(일명 작업장)를 제공하면서 전문적으로 아이템 거래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돼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와 관련, 청소년보호위원회 차정섭 사무국장은 “인터넷을 통한 아이템거래는 일정한 기준설정, 연령확인, 청소년유해표시, 피해보상에 대한 약관 등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기 등으로 피해를 입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