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카트로닉스연구소 이재관 과장
◇1991∼1993년경북대학교 전기공학과 석사
◇1994년∼1998년 3월 일본 도호쿠대학 전기통신공학 박사
◇1998년 4월∼2000년 2월 도호쿠 대학 연구소 근무
◇2000년 3월∼2002년 3월 미쓰비시 자동차 전자연구부 근무
◇2002 4월∼현재 현대모비스 카트로닉스연구소 기술개발부
‘기계적·단순 제어에서 전자적·지능 제어로!’
이는 요즘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자동차의 모습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이제는 자동차가 ‘기계적·단순 제어’에 의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에 일정 정도의 지능적 요소가 가미되면서 ‘전자적·지능 제어’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는 ‘e카’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서 자동차의 기술개발 동향 및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을 운전자의 주행안전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첨단안전차량(ASV:Advanced Safety Vehicle) 분야 중심으로 살펴본다.
◇ASV 개념과 필요성
ASV는 기존 기계공학 중심의 자동차 기술과 전자·통신·제어공학을 바탕으로 하는 능동적 차량기술을 통합해 운전자의 주행안전성과 편의성을 극대화시킨 첨단안전차량을 일컫는다. 이러한 ASV는 IT혁명에 대응해 자동차가 고도의 정보수집 및 정보처리와 이에 기초한 차량제어를 가능케 하는 기술적인 의미도 갖는다.
구체적으로 지능형 차량기술을 선도하는 ASV기술은 차량주변의 교통환경·도로상황 등의 정보를 각종 센서와 정보통신장치로 수집해 운전자의 안전운전 지원, 교통사고에 대한 피해경감, 사고발생 후 재해확대 방지를 원칙으로 하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21세기형 교통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의 핵심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ASV는 늘어나는 교통량에 따른 교통사고 및 사상자수 급증, 운전자의 고령화 및 여성화, 장거리 및 야간 운전자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필요성이 크게 증대되고 있으며 각종 ITS 서비스의 접목 가능성까지 확대한다면 자동차의 편리성 향상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1990년대부터 일본·미국·유럽 등에서는 정부 주도하에 선진 자동차업체가 ASV 관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SV 적용 첨단기술
ASV의 기본이념은 운전자 지원, 운전자 수용성, 사회 수용성을 원칙으로 한다. 첫째, 운전자 지원의 형태로는 인지지원·판단지원·조작지원으로 나눌 수 있고 지원의 기능으로는 지각기능 확대, 정보 제공, 경보, 사고회피 지원제어, 운전부하 경감제어가 있다.
둘째, 운전자 수용성이란 ASV기술을 운전자가 이해·사용하기 쉽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휴먼인터페이스(human interface)와 번잡한 경보·미경보·오경보의 감소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사회 수용성은 ASV기술의 사회적 효과를 증대시켜 보급률을 확대함을 일컫는다.
ASV 관련기술들은 80년대말부터 일본·미국·유럽 등의 선진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돼왔으며 교통사고를 사전에 감지해 적절하게 운전자에게 통보하는 정보안전(커브진입 위험방지 시스템, 차량충돌경보 시스템,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등), 교통사고 발생요인에 따른 능동적 회피기능을 겸비한 제어안전(적응순항제어 시스템, 차선유지보조 시스템 등), 교통사고 발생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해경감(탑승자 피해경감 시스템, 보행자 피해경감 시스템 등), 교통사고 발생 후 재해확대를 방지하는 자동통보(안전 배터리 시스템, 사고 자동통보 시스템 등)로 분류될 수 있다.
미쓰비시가 지난 1995년 1월 세계 최초로 ACC의 초기단계인 전방차간거리제어(preview distance control) 시스템을 디아만테(Diamante) 차종에 양산·적용한 이래 ACC는 1999년 재규어에 처음 적용되면서 벤츠·포드·BMW·도요타·혼다 등으로 점차 확산·적용되고 있으며, 작년 10만대 수준에서 2005년 100만대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차량이 차선을 이탈할 경우 경보와 동시에 스티어링 휠에 모터가 보조조향력을 가해 차선이탈을 방지하는 차선유지보조 시스템은 닛산에서 2001년에 CIMA 차종에 처음 적용하기도 했다.
◇해외 ASV 기술개발 동향
ITS 실용화 측면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일본에서는 국토교통성을 중심으로 자동차업체들이 참여해 ASV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991년부터 진행돼온 이 프로젝트는 이미 결실을 맺어 1995년 각 완성차업체들이 ASV 관련기술을 이용한 프로토타입 모델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ACC·차선이탈경보 등의 기술을 양산차량에 적용하고 있으며, 지난 2000년 10월에는 선진항법시스템(AHS:Advanced cruise-assist Highway System)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한 ASV 시스템들을 시연하는 ‘Smart Cruise 21-DEMO 2000’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정부·기업·학교가 공동으로 ASV 관련기술 개발에 적극 힘쓰고 있다. 1996년 출시 모델부터 ASV 관련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ITT오토모티브는 1995년에 ‘ASMS(Automotive Stability Management System)’를 발표했는데 ASMS는 차량의 주행상황을 판단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제어를 함으로써 차량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스템이다. 또한 델코(Delco)에서는 ‘Forewarn’이라는 충돌방지시스템을 개발해 캐딜락의 세빌(Seville)과 렉서스 LS 400 모델에 장착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ITS의 일종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고효율 고안전 교통 프로그램)’에 5개국의 자동차업체들이 참여하면서 ASV 관련기술 개발이 시작됐으며 EU가 주도하는 ‘드라이브Ⅱ’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차량제어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돼왔다. 이에 따라 벤츠에서는 1995년에 S600 쿠페 모델에 차량자세제어장치인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를 장착했으며 엔진-제동-조향시스템의 통합제어에 의한 극한 상황에서의 주행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피아트에서는 장애물을 자동으로 감지해 브레이크와 엔진을 제어함으로써 차량의 속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인 ‘ALERT’라 불리는 자동주행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국내 ASV 기술개발 동향
국내에서는 1994년 신경제 5개년 추진과제로 ITS가 선정됐으며 1997년 기본계획이 확정되고 1999년 국내 ITS계획을 주도할 ‘ITS코리아’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기반구축에 나섰다. ITS 분야가 국가적으로 방대한 인프라가 요구되는 관계로 아직 구체적으로 시작되고 있지는 못한 상태지만 2005년까지 기반조성 및 초기구축 단계, 2010년까지 성장·확산 단계를 거쳐 2010년 이후부터는 시스템별 연계·통합을 통해 운용 효율성을 확보하면서 2012년경에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ITS의 핵심개념인 ASV 관련기술은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업체별로 연구개발이 진행돼왔으며 그 결과 각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들이 제어 알고리듬 개발기술, 신호처리가술, 시스템 육성기술 등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1998년 제5회 ITS 세계대회에서는 현대차·대우차 등을 중심으로 군집주행에 대한 시운전을 국내에서 개최하기도 했으며 G7과제의 일환으로 ACC 등의 관련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2003년까지 차량충돌경보 시스템과 차선이탈경보 시스템 등 운전자에게 주행정보를 제공하는 기초기술 개발을 완료한 후 이를 바탕으로 ACC 및 충돌회피 시스템, 차선유지보조 시스템 등 자율주행을 보조하기 위한 첨단기술을 200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어서 국내 ASV 관련기술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국내 ASV 관련기술은 일본·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뒤처졌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도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ASV 시장전망과 미래
ASV기술은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수단에서 ‘e카’로 발전하는 데 핵심기술이며 차량의 지능화를 앞당기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또한 향후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은 차량의 지능화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2010년경에는 지능형 차량의 보급률이 평균 40%에 이르고 2020년에는 70%까지 확대될 전망이어서 ASV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ASV를 포함한 지능형 차량 분야의 시장규모가 2010년에는 약 2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의 경우는 연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2010년경에는 약 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급성장을 기록해 2010년 30조원, 2015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로서 ASV 관련 시스템에 의한 교통사고는 종방향이 약 60%, 횡방향이 40%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ASV 관련기술은 자동차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시장규모가 매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앞으로 차량 지능화에 있어서도 센서기술과 전자기술(마이크로프로세서·전자집적화)을 이용한 ASV 분야에 대한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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