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광고방송에 음란채널에, 이렇게 하고도 케이블TV가 공익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까.”
“애용하는 채널은 화면상태가 나쁜 번호로 옮긴 반면 SO가 운영하는 홈쇼핑 채널을 확인해보니 지상파 인접 채널에서 깨끗한 화면으로 방송되고 있더군요.”
최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게시판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채널 편성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만이 줄을 잇고 있다.
SO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간 프로그램 공급계약이 개별 계약으로 전환된 이후 SO의 채널 편성이 홈쇼핑·오락 등 특정 장르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 이는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 제한은 물론 장르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어 이를 개선할 근본적인 대책마련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가 지난달 전국 111개 SO로부터 취합한 SO 이용약관에 따르면 SO의 홈쇼핑 채널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지상파 인접 채널에 이를 배치해 시청빈도를 높이는 등 채널 편성 구조의 왜곡 정도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최소 채널 묶음인 의무형채널 상품에서 방송법상 의무송신채널과 SO의 직접 사용채널 등을 제외한 순수 채널 장르 구성비를 살펴보면 홈쇼핑 40%, 오락분야 35%로 특정 분야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홈쇼핑의 경우 전체 111개 SO의 76%인 84개 SO가 허가받은 5개 홈쇼핑 채널을 모두 의무형 채널상품에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홈쇼핑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 채널에 인접 편성된 채널은 SO당 평균 5.7개, 이중 홈쇼핑이 3.2개(56.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홈쇼핑 채널에 대한 시청 빈도를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조사 대상 SO의 86%가 3개 이상의 홈쇼핑 채널을 지상파 채널과 인접 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채널 편성의 문제점에 대해 SO의 한 관계자는 “SO들이 수익성과 시청률을 고려하다보니 오락 채널과 홈쇼핑 채널을 다수 편성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SO가 디지털 전환 재원 마련 등을 고려하다 보니 이같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내 케이블윤리위원회는 케이블 채널 편성 자율 준수안 마련에 착수하는 등 자정 노력을 펼치고 있다. 윤리위는 SO와 PP 등 사업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내년 프로그램 공급계약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인 케이블TV가 여전히 제 값을 못받고 PP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할 때”라며 “SO가 채널 편성시 사업자의 수익성과 시청자를 위한 공익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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