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매매 보호서비스 ‘에스크로’가 급부상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이를 쇼핑몰 안전장치의 하나로 의무화하면서 유통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아직 개정법안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 지불대행(PG)업체 등을 중심으로 시장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에스크로 활성화를 위해서는 복잡한 구매절차, 판매자의 자금유동성, 서비스업체 공신력을 먼저 해결해야 하며 무작정 이를 의무화할 때는 오히려 전자상거래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서비스 준비현황=공정위가 에스크로를 비롯, 공제조합·보증보험 가운데 하나를 의무화한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은행권과 지불대행업체들이 벌써부터 앞다퉈 서비스 개통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새로 개발한 지불시스템 ‘하나컨펌페이’를 개발, 7월부터 서비스에 나서며 지난해말 ‘우리에스크로’를 개시한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까지 30∼40개 쇼핑몰과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지불대행업체 중에서는 이니시스·KS넷·티지코프 등 7개사가 비씨카드와 제휴하고 내달 서비스를 개통한다. 이들 업체는 올 상반기중 쇼핑몰 가맹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의무 가입시키고 공동 택배사를 선정해 배송정보를 근거로 비씨카드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활성화 선결과제=에스크로를 받기 위해서는 별도로 회원가입, 거래합의, 결제요청, 상품요청 및 발송통보와 수령확인 요청, 구매승인과 반품신청, 송금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일반 쇼핑몰에 비해 절차가 2배나 되는데 이의 간소화가 요구된다.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오히려 전자거래의 불안전성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에스크로 사업자의 ‘공신력’도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서비스의 수수료를 판매자가 부담해야 할지, 구매자가 부담해야 할지도 정해야 한다. 판매자가 상품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시기가 지연돼 자금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99년부터 자체적으로 매매보호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옥션의 이재현 사장은 “이 제도가 분명 사이트의 신뢰도를 올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B2C나 B2B에서는 초기에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며 무작정 법으로 강제하는 부분은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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