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 기자의 증시 레이더]창투사의 봄날은

 그동안 잔뜩 움츠리고 있던 창업투자회사들의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증시 최대 화제주로 부상한 게임업체 웹젠의 영향으로 이 회사의 지분을 보유중인 한솔창투와 새롬벤처투자의 모기업인 새롬기술이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이거나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근래 보기 힘든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TG벤처·한미창투·한국기술투자 등 창투사들의 주가도 벤처캐피털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덩달아 상승세에 탄력이 붙고 있는 상황이다.

 창투사의 주가가 이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유는 대략 3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지난주 웹젠의 등록을 계기로 벤처캐피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코스닥위원회 등에서 등록기업의 경쟁력 확보방안으로 M&A 활성화 대책을 마련중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상승 모멘텀 부재로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거래소 시장과 달리 코스닥 시장은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지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창투사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창투사들은 벤처생태계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한계상황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창투사들이 코스닥시장의 침체여파로 출자기업 주식에 대한 매각이익 감소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거액의 투자 주식 감액 손실, 과다한 이자비용 등으로 적자전환한 상태다. 게다가 올들어선 기업공개(IPO)건수가 급감, 자금회수도 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아예 간판을 내리거나 타 기업에 인수되는 창투사들도 속출하고 있다. 그나마 코스닥에 등록된 상당수 창투사 등의 주가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액면가를 밑돌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의 창투사 주가상승세는 일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위축된 창투업계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이 창투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일조, 전체 벤처생태계가 살아 움직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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