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유럽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통신시장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통신장비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시스콤과 코어세스·니트젠테크놀로지스 등이 잇따라 유럽지역에 국산 통신장비 및 솔루션을 공급,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국내 통신업체들이 시장공략에 주력해온 중국 및 동남아시장에 대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의 유럽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유럽지역이 신규 수출 유망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CDMA 장비업체인 현대시스콤(대표 장성익)은 최근 포르투갈 이동통신사업자인 라디오모벨사에 230만달러 규모의 CDMA450 상용장비를 공급,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부터 루마니아 등 동유럽 통신사업자에 시험망 장비를 공급하며 중국과 더불어 유럽시장 진출을 추진해온 이 회사는 실제 상용서비스를 위한 CDMA450 장비를 포르투갈에 첫 수출함에 따라 유럽시장의 수출물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이번에 수출계약을 체결한 라디오모벨이 본격적인 CDMA450 서비스에 들어가면 1200만달러 규모의 추가장비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코어세스(대표 하정율)는 지난달 북유럽 인터넷서비스업체인 송네트웍스와 IP기반 ADSL 및 SHDSL 등 초고속인터넷장비 공급에 대한 3년 장기계약을 맺고 이의 일환으로 올해 200만달러 규모의 장비를 공급키로 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지난 2001년부터 일본과 중국에 편중된 수출지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유럽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이 회사가 계약을 체결한 송네트웍스는 특히 스웨덴과 노르웨이·덴마크·핀란드 등 북유럽 전역에서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계약 체결을 계기로 유럽시장에서 사업영역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코어세스측은 기대하고 있다.
네트워크솔루션업체인 니트젠테크놀러지스(대표 윤기주)는 지난 2월 아일랜드의 네트워크 전문 컨설팅 SI업체인 네트워크아키텍츠(Network Architects)와 인터넷 트래픽 관리(ITM) 솔루션 ‘IP마스터’의 유럽지역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최소 10만달러어치의 초기물량을 유럽시장에 수출한 이 회사는 노키아와 시스코 등 유수의 다국적 기업과의 제휴를 맺고 있는 네트워크아키텍츠를 통해 IP마스터의 추가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수출대상 국가를 확대해 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어세스 하정율 사장은 “우리회사의 경우 독일 뮌헨에 유럽지역 마케팅 본부를 두고 스웨덴·프랑스·이탈리아 등에 현지인 마케팅 매니저를 운용하는 등 치밀하게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며 “우리나라 통신장비업체도 이제는 그동안 난공불락으로 여겨져온 통신의 본고장인 유럽시장 공략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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