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문제가 심각했다면 이미 제품을 사용 중인 고객사나 솔루션 포팅작업을 하고 있는 독립솔루션밴더(ISV)가 가만히 있겠는가.”(인텔-한국HP)
“기본 전략은 바뀌지 않았지만 결함이 있는 칩이 장착된 제품을 지금 이 시기에 출시할 이유가 없다.”(LG IBM)
인텔의 64비트 칩 아이테니엄2 2차 버전(코드명 메킨리)의 결함이 인정된 후 서버업체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아이테니엄 칩이 장착된 서버를 출시할 것이라고 알려져온 LG IBM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OS인 ‘윈도서버2003’ 출시를 계기로 제품을 국내에 공식 런칭할 계획이었으나 서버 출시를 연기하라는 본사의 지침에 따라 제품 출시를 미뤘다.
LG IBM의 제품 출시 연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지난해부터 제품을 출시, 영업을 전개해온 한국HP나 인텔코리아와 달리 LG IBM은 이제 첫 제품을 선보이는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달 정도 후엔 3차 버전인 ‘메디슨’이 출시된다. 아직 시장이 폭발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 결함이 확인된 칩에 기반한 신제품을 이 시점에서 굳이 출시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LG IBM은 7월 둘째주 메디슨 칩이 장착된 ‘x455’ 모델을 아이테니엄 서버의 첫 모델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당초 x450이 2·4웨이 로앤드 모델이었던 것과 달리 x455는 4웨이를 기본 장착으로 16·64웨이까지 확장이 가능한 만큼 32비트 시장의 하이엔드 전략을 64비트로 잇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LG IBM의 관계자는 “32비트 하이엔드 IA서버와는 다른 시장이기 때문에 아이테니엄 서버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주로 사용되는 유닉스 시장을 공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x400 하이엔드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10여개의 채널들이 아이테니엄 서버 공급을 맡게 될 예정이다.
LG IBM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동종 업계에서는 “뜨뜨미지근한 아이테니엄 전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특히 인텔코리아측에서는 “전체 칩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아니고 칩 속도를 800㎒로 낮추면 해결되는데 마치 큰 사건인 것처럼 오해받게 만들었다”며 다소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코리아와 한국HP는 칩 결함 사건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특히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서버2003 출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텔코리아는 자체 전문 채널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8개 솔루션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아이테니엄 기반의 윈도서버2003’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한국HP도 아이테니엄 확산을 위한 ‘재즈’ 프로그램에 이어 ‘탱고’라는 후속 프로그램을 마련, 아이테니엄 시장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인텔코리아측은 “조만간 알 만한 기업의 기간 업무를 아이테니엄 기반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메디슨 칩이 장착된 서버가 출시되는 하반기에는 주목할 만한 준거 사이트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메킨리 후속 버전인 메디슨이 출시되는 7월 이후 메디슨이 장착된 서버들이 속속 출시됨에 따라 아이테니엄 시장이 본격 경쟁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유닉스-윈도-리눅스’ 등 본격적인 OS 경쟁체제가 형성됨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른 IT진영의 합종연횡이 펼쳐질 것으로 예견된다.
현재 솔루션 포팅 및 벤치마킹용을 포함,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아이테니엄 서버는 50여대 수준으로 삼성종합기술원이 16대의 아이테니엄 서버를 클러스터 형태로 사용 중인 것을 비롯해 하나로통신·데이콤 등에서 아이테니엄 서버가 활용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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