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장비업체들이 미국·일본 등 외산업체들이 그간 장악해온 동도금장비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 장기화로 PCB업체들이 고가의 외산 장비 구매를 주저함에 따라 TKC·SMC·케이피엠테크 등 주요 동도금장비업체는 이를 동도금장비시장 탈환의 기회로 판단,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외산 대비 우수한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장점으로 내세워 미국 아토텍, 일본 마루나카, 대만 파이어텍 등 외산 업체들과의 정면승부를 선언해 불황 속에서 한 대의 장비라도 더 팔기 위한 국내외 업체간 치열한 수주전이 예측된다.
TKC(대표 박용순)는 수직연속방식의 동도금장비를 앞세워 외산 업체에 내준 시장을 올들어 속속 탈환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최근 삼성전기 장비구매 입찰에서 미국 아토텍을 제치고 3개 동도금장비 생산라인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또 코리아써키트·심텍·SDC 등의 9개 생산라인에 수직연속 동도금장비를 설치하거나 설치 중이다.
이 회사 박용순 사장은 “자사 장비는 도금의 두께 편차를 ±10% 이하로 줄이고 회로선폭을 25㎛까지 구현하는 등 고집적화에 뛰어나고 연성기판·플립칩기판 등 다양한 형태의 고부가 제품에 적합해 외산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SMC(대표 이수재)는 미국 약품업체 일렉트로케미컬과 공동개발한 수평식 동도금장비로 시장공략에 나섰다. 특히 이 회사는 외주 형태의 동도금 생산라인을 직접 운영, 제품 신뢰성을 이유로 국산 장비 도입을 꺼리는 기판업체들의 의구심을 불식시킨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 이수재 사장은 “업체 한 곳에서 구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다수의 기판업체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장비는 외산 장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고전류의 밀도를 발생해 기판의 고속 도금과 초박판 도금 등이 가능하고, 특히 유기성광택제(브라이트너)의 소모량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케이피엠테크(대표 채창근)는 올해 삼성전기 등으로부터 캐리어 방식의 동도금장비 10개 라인을 수주하는 등 대만 PAT, 미국 아토텍 등이 장악해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일본 우에무라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수평방식의 동도금장비도 선보여 2개 생산라인을 수주했다”며 “이제까지 100억원어치의 계약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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