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싱크들아! 우리 일본 간다-빅마마

 최고의 가창력으로 무장한 여성 4인조 보컬그룹 ‘빅마마’. 오직 ‘라이브’만을 고집하는 그녀들이 국내에서의 인기 여세를 몰아 일본 무대에 진출한다.

 오는 8월에서 9월 사이에 일본 앨범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현지 활동에 돌입키로 한 것. 그러나 빅마마는 뜻하지 않은 고민이 생겼다. 지난 20일 일본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하자 같이 일하자는 현지 음반사들이 몰려 이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기를 끌어온 여가수나 여성 보컬그룹들처럼 예쁘지도 않고 몸매도 보잘 것 없는 빅마마가 이처럼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까지 환대를 받는 이유는 뭘까. 그것도 일반 대중음악이라기보다는 정통적인 흑인음악만을 고집하는 그룹인데. 이에 대한 답은 무모하다고 보였던 빅마마의 결성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2년 전 빅마마 소속사인 m-boat의 박경진 사장과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사장은 엉뚱한 발상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로 노래 잘하는 여자 4명을 뽑아서 여성그룹을 만드는데, 얼굴이 예쁘지 않고 좀 뚱뚱한 여자들로 구성해서 노래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진짜 가수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빅마마 멤버인 신연아, 이영현, 이지영, 박민혜 등은 모두 이미 대중음악계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으면서 정상급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리더인 신연아(28)는 ‘빈칸채우기’의 멤버로서 수많은 앨범에 참여하며 코러스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었고, 이지영(23)은 ‘한상원밴드’의 보컬리스트로 활동해 왔다. 이영현(21)과 박민혜(20)도 주목을 받아온 보컬리스트였다.

 공통점이라면 노래실력은 출중한데도 지금까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앨범을 단 한장도 내지 못했다는 점. 노래 이외에는 내세울 것이 없다는 이유로 기획사들로부터 외면을 당해온 셈이었다.

 그러나 빅마마는 30만장만 팔려도 ‘대박’이라는 소리를 듣는 요즘, 첫 앨범을 발매한 지 불과 3개월 반만에 17만장을 판매하는 쾌거를 올렸다. 멤버들 모두가 솔로로 활동할 정도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음에도 곡의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파트를 바꾸어가며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화음이 팬들의 심금을 울린데 따른 결과였다.

 빅마마 매니저인 박헌표씨도 “지난번 콘서트에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이 찾아와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두터운 팬층을 자랑했다.

 “예전에는 노래를 하기 위해 부르기 싫은 노래도 불러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부르고 싶은 노래만 부를 수 있어서 좋다”며 마냥 행복해 하는 빅마마.

 ‘립싱크도 예술’이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 보편화되면서 가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돼버린 현재의 대중음악계에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대접을 받는 ‘상식’을 되찾아가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여느 미모의 여가수보다도 아름답게 비춰진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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