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와 주요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중국과 대만을 강타한 사스(SARS) 여파로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영업 및 판매활동이 부진해지면서 그 파장이 3분기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관련업체들은 3분기 목표 실적치를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고 각종 외부 환경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를 마련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김창수 가트너 데이터퀘스트 반도체담당 이사는 “올 반도체시장의 성장률을 종전 8.9%에서 0.6%포인트 낮춘 8.3%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가트너는 올 반도체 매출액이 1680억달러로 전년의 1520억달러보다 8.3% 증가하겠지만 이는 당초 2월의 예상치인 8.9%와 지난해 11월 예상치인 12%에서 연이어 낮춘 것이다. 김 이사는 “이라크전쟁의 종료로 불확실성은 제거됐지만 사스 여파가 아직까지 시장에 다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치는 벌써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중국·대만의 PC출하 급감과 휴대폰 수요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증권은 지난 4월 대 중국 휴대폰 수출액이 전월대비 37%가 감소해 7억5300만달러로 줄었으며 삼성전자의 수출액도 17%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대만 시장정보센터(MIC)는 4월 들어 대만의 데스크톱PC 수요가 40∼50% 급감했고 중국 내 PC생산량도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15%, 20%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석포 우리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사스 등으로 생산·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PC교체 등 IT수요가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부 환경변화에 맞춘 능동적인 대응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코리아 손영석 사장은 “본사뿐만 아니라 경쟁사들도 사스 때문에 2분기에 제대로 된 영업활동을 벌이지 못했다”면서 “그 여파가 3분기부터 본격화돼 전세계는 사스의 후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사스 여파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각종 시나리오를 가정해 비상준비체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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