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근 한국NCR테라데이타 사장(46)은 선이 굵다. 언어와 행동, 생각, 사람을 대하는 것에서 풍모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경영스타일도 굵직해 ‘100테라바이트(TB)’나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처럼 정보기술(IT)산업계의 주축을 흔들 만한 단어들이 서슴없이 튀어나온다.
경 사장은 “오는 9·10월쯤에 국내에서 100TB 이상의 초대형 데이터웨어하우스(DW) 사이트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내 DW 및 고객관계관리(CRM)분야에서 일대 전환점으로 기록되기에 충분한 규모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20TB 이상의 사이트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100TB급 DW는 국내 기업들의 고객관리 행태를 완전하게 뒤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고객 A는 맥주를 좋아한다’는 분석에 머물렀지만 100TB급 DW로는 ‘A는 맑은 날에 ㄱ맥주, 흐린 날에 ㄴ맥주, 비오는 날에 ㄷ맥주를 서로 다른 갯수로 구매하며 날씨에 따라 함께 구매하는 품목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는 식이다.
“정보사회 이후의 화두는 드림 소사이어티입니다. 이제 더 이상 정형화(routine)된 비즈니스 프로세스로는 IT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의 시선은 이미 정보사회 이후로 넘어가 있다. 보다 다양한 솔루션으로 IT 특화제품 수요를 개척해 21세기 드림 소사이어티를 실현할 초석을 다지겠다는 포부다.
최근 경 사장은 사임 5개월여 만에 본사 경영진의 요청으로 한국NCR테라데이타로 복귀하는 보기드문 사례를 남겼다. 지난 5개월간 그의 외동아들은 오른 손바닥을 들어올리며 ‘아빠는 백수’라는 즐거운 장난을 했다. 불철주야 일에만 매달리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온 것이 기뻤던 것. 가족의 품에서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화려하게 복귀한 경 사장이 펼쳐보일 굵직한 경영수완이 기대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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