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사업자 경쟁력 확보 `서포트`

사진;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1세기경영인클럽 조찬간담회에 참석, 통신정책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통신서비스정책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지만 통신업계 구조조정 등 당면 현안에 대해선 거의 언급없이 기존 정책을 재확인한 정도에 그쳐 실망감도 안겨줬다. 지배적사업자에 대한 요금인가제 유지와 결합판매 등 되레 뒷걸음친다는 지적도 받았다. 다만 진 장관은 DMB 상용서비스 일정을 공개하는 등 차세대 서비스 정책만큼은 조금 더 가시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정통부, ‘정책 수단 집중 보완할 터’=진 장관이 22일 조찬강연회에서 내놓은 통신정책 기본방향은 한마디로 후발사업자의 경쟁력을 확보해주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가입자선로 공동활용제도 등 기존에도 추진해왔던 정책수단만 나열해 종전과 다를 바 없었다. 이들 제도는 시행원칙에 합의하고도 선발과 후발사업자간의 의견조율 미흡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지배적사업자의 요금인가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려 했던 정통부는 인가제 유지로 되돌아갔다. 후발사업자에겐 도움이 되는 것이나 진 장관이 내세우는 시장원리와는 상충된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새 장관이 아직까지 통신서비스정책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거나 철학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후발사업자 구조조정에 대해 정통부는 여전히 정책적 방향을 잡지 못하는 눈치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김동수 정보통신진흥국장은 “일단 구조조정은 시장에서 정리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6, 7월께 뭔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DMB 등 차세대서비스엔 적극적=구조조정 등의 현안과 달리 정통부는 차세대 서비스에 대해선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보이고 있다. 진 장관은 이날 조찬강연에서 “내년 2월께 국내 위성DMB 서비스가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휴대인터넷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 국장은 “휴대인터넷의 경우 WCDMA와 충돌하는 문제 등이 있어 고민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연내 계획을 확정할 방침만 갖고 있으며 계속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진 장관이 상용화 일정을 밝히면서 DMB 서비스도 방송·통신시장에 현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위성DMB사업권을 놓고 방송위와 논란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상용화 일정이 지금까지는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SK텔레콤의 일정과 거의 같아 눈길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은 MBCo사와의 협상과정에서 위성구매 계약 시점이 늦어졌으나 연말 위성발사 내년 1분기중 서비스 개시라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정통부는 지난 2월 위성DMB 기술표준을 SK텔레콤의 시스템E 방식으로 결정한 바 있고, 업계와 정책당국에서는 국내의 적정 사업자수가 1개 정도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이번 진 장관의 위성DMB 상용화 시기 발언과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위성DMB 사업자 선정절차도 밟지 않은 상황에서 정통부가 사실상 SK텔레콤의 사업권을 용인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와 조만간 통신업계에 위성DMB 사업자 선정구도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공산이 크다.

 또 DMB를 둘러싼 방송위와 정통부의 주도권 싸움도 가열될 전망이다. 진 장관은 방송위가 추진하는 지상파DMB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밝혀 정통부 차원에서 기술기준과 사업자 선정 등 정책대응에 적극 나설 뜻을 시사했다. 현재 방송위는 방송법 개정작업을 통해 지상파DMB는 물론 위성DMB까지도 방송사업자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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