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술을 마시는 것으로 소문이 자자한 부품업계의 회식문화가 폭음을 싫어하는 신세대 직원의 요구와 다음날 숙취로 인한 업무 효율성의 저하를 고려, 영화감상·연극관람 등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건강관리가 필요한 40∼50대 임직원들도 새벽까지 이어지는 과도한 폭음보다는 간단한 저녁식사 이후 이어지는 영화감상·연극관람 등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LG이노텍(대표 허영호)은 지난해 말부터 부서별 회식을 영화감상·연극관람 등의 간단한 문화행사로 바꿨다. 최근 이 회사의 업무그룹은 본사와 가까운 강남 삼성동 코엑스 영화관에서 ‘살인의 추억’을 단체로 관람했다. 부서원들은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면서 코엑스 복합상영관에 도착, 영화를 감상하고 이후에는 찻집에서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서로의 애로사항과 회사의 경영방침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밖에 이 회사의 다른 부서들도 부서별로 연극을 관람하거나 한강 유람선에서 식사를 하는 등 음주 일변도의 회식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 회사의 인재개발 그룹 백무현 과장은 “밀밭에만 가도 취하는 체질 때문에 그동안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부서회식이 부담스러웠다”며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회식문화가 음주위주에서 문화적인 행사로 바뀌면서 부서회식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파워넷(대표 홍성용)은 최근 부서회식이 개별로 치러질 경우 음주가 과도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출장 외식업체에 위탁해 구내식당에서 회식을 갖는다. 이 회사 김인수 상무는 “부서별로 회식을 할 경우 음주가 지나치고 이에 따른 비용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 회사의 전 임직원이 모여 식사와 함께 간단히 술을 마시는 음주를 포함한 회식으로 바꿨다”며 “앞으로는 안산·반월 지역에서 활동중인 A&B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초청, 정례적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방안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아텍(대표 임종관)은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문화회식 기획안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임종관 사장은 “아직 구체적인 모습은 그려지지 않았지만 놀이공원이나 회사 근처의 영화관이나 극장과 같은 문화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행사로 점차 음주회식을 대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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