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독일 수상,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수상,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 빌 게이츠, 젝 웰치 등.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적인 인사들을 뒷자석에 태우고 운전하는 기분은 어떨까.
강남리무진 김덕현 사장(56)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국빈급 70여명, 경제계 거물 수백명을 자신의 링컨 리무진으로 모셨다.
“차 속 세상에서 보는 높으신 분들은 보통사람과 별로 다를 게 없어요. 세 번이나 태웠던 빌 게이츠 회장은 언제나 물을 찾았고 콜 수상은 입출국할 때만 타고 모든 일정에 버스를 이용할 만큼 소박했습니다.”
매년 국내에 들어오는 귀빈은 수천여명. 이들을 다 외교부 의전실 소속 외빈차량으로 모시기는 역부족이다. 특히 경제계 인사들의 한국나들이가 많아지면서 리무진업체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강남리무진렌트카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링컨컨티넨탈 리무진 3대를 위시해 벤츠 리무진 3대(검정 2, 흰색 1), 캐딜락 1대, 밴 1대, 체어맨·에쿠스 각각 1대를 보유하고 있다. 의전실, 각 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공항으로 마중나가 출국하기까지 인사들의 모든 일정을 소화해낸다.
지난 93년부터 렌트카사업을 시작한 김 사장은 ‘높으신 분’들의 운송을 책임지는 업체가 국내에는 없다고 판단, 97년부터 리무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각국 정상, 미 국무부 고위관리, 사우디 왕세자,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회장, 노무라 증권 사장 등을 태우면서 실적을 쌓았다. 요즘에는 호텔 등에서 그를 찾는 전화로 정신이 없을 정도다.
사업초기에는 의전실로부터 ‘차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대해 밖에 얘기하면 절대 안된다’는 엄포도 받았다.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여담 하나.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가 국빈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 차 속에서 말다툼을 많이 해 사이가 안좋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혼을 하더라구요.”
“의전용 리무진 사업은 고부가가치지만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혹시라도 운전을 잘못해 귀빈들의 기분이 상하면 난리가 나거든요.”
아직도 직접 차를 모는 김 사장은 매일 차량점검도 손수한단다. 세차, 바퀴 공기압, 차량 내부의 청결함은 기본이다. 음료수·물 등도 태우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달리한다.
요즘은 귀빈들 외에도 럭셔리한 기분을 만끽하려는 커플, 웨딩카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그는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리무진 운전사로 남고 싶다”고 소박한 포부를 남겼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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