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와 코스닥에 상관없는 한국대표지수(가명 코리아인덱스) 개발이 추진된다.
각 소속 클럽팀에서 선수를 차출해 국가대표 축구팀을 구성하듯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종목을 뽑아 별도의 지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5일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 구분과는 상관없는 우량종목을 선정해 한국대표지수를 산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며 “이달중 이같은 방안을 확정해 증권거래소 측에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대표지수가 산출될 경우 소속 주식시장에 따라 달리 평가받던 주가 왜곡현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코스닥 우량기업들의 거래소 이전 욕구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 기업들에 대한 주목성이 높아지며 외국 자본 유치와 한국이라는 증시에 대한 관심 제고 등도 기대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우량기업 위주로 산출=코스닥증권시장측은 인덱스 구성종목수나 거래소와 코스닥에 따른 종목 안배, 시가총액 상위사 위주의 구성이냐 업종 대표주 중심의 지수 산출이냐 여부 등은 아직 검토단계라고 밝혔다. 또 거래소와 협의해서 이같은 내용들은 적극적으로 조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선 시가총액 상위 30∼50개사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종목수를 늘리기보다는 한국 우량기업 중심의 지수를 산출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시가총액 상위사 중심의 지수를 산출할 가능성이 높지만 기존 지수와의 차별성 및 ‘IT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고려, 국내 IT대표기업 중심으로만 종목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 지수산출 및 관리는 기존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이 관리하는 방안과 ‘S&P500’처럼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이 지수를 관할하는 방법이 모두 검토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듯=우량기업 중심의 한국대표지수가 산출될 경우 국내 증시와 우량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현재 상장 및 등록기업수가 총 1600개에 달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국내 기관들이 관심을 갖는 기업수는 전체 기업수의 10% 미만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표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은 시장 참가자들에게 보다 많이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기업간 ‘옥석 가리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스닥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관·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우량 코스닥기업들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수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코스닥기업들의 거래소 이전 욕구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엇갈린 기대=이런 소속 시장과 상관없는 대표지수 개발은 이미 2001년 추진됐었지만 증권거래소 측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소속 우량기업에 대한 매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코스닥에 대한 이미지 상승을 노리고 있지만 증권거래소 측은 크게 얻을 것이 없다는 해석이다. 특히 증권거래소측은 ‘코스피200’이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인덱스 구성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코리아인덱스가 탄생하느냐와 시행시기 등은 증권거래소의 입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코스닥증권시장도 이번에는 거래소와의 상호협의 이외에 코리아인덱스의 필요성과 효과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재정경제부 등 상위기관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접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다우존스·MSCI도 시장 구분없이 지수 산출
소속 증시에 상관없이 산출되는 주가 인덱스는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 다우존스공업지수는 뉴욕거래소 종목이 중심이지만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나스닥 상장기업을 포함해 30개 대표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S&P500도 뚜렷한 시장구분은 없다. 그밖에 모건스탠리가 만드는 MSCI 같은 글로벌지수 등도 지역적 안배만 둘 뿐 소속 주식시장에 대한 구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전자신문이 대우증권과 공동개발해 제공하는 ET지수도 국내 IT기업들을 대상으로 9개 업종지수와 종합지수를 산출하고 있지만 거래소와 코스닥에 대한 구분은 두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유로넥스트(파리, 브리셀, 암스테르담 증시 통합시장)와 런던거래소가 통합해 별도의 지수를 만들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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