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EO의 대학시절](50)라드웨어코리아 정윤연 지사장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지사장을 맡을 때 주위의 우려가 많았어요. 하지만 아직 젊은 시기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일을 선택했습니다.” 라드웨어코리아 정윤연 지사장(43)의 비즈니스 인생의 키워드는 새로운 도전이다.

 지난 2001년에 설립된 라드웨어코리아는 인터넷트래픽관리(ITM) 솔루션 전문 업체다. 정 사장은 이스라엘 본사 라드웨어의 한국 지사장을 맡으면서 혼자서 일을 시작했다.

 다음해 정 사장 포함, 전 직원이 3명이었지만 설립 1년 만에 70억달러 매출이라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월 25일 ‘인터넷 대란’이 있었을 때 라드웨어코리아는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스위치2 솔루션을 KT의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서버에 설치해 악성 웜바이러스를 방어했다.

 “대학시절 PTC(Pine Tree Club)라는 사회봉사 연합 동아리에 참여했습니다. 우리는 경북 영덕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곳에서 농활을 했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의 열정적인 동아리 활동이 사회 생활에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군사 계엄령이 내려진 당시 체제에서는 소집과 집회의 자유가 없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대신 정 사장은 동아리 회원들과 혜화동 등지에서 어울렸다.

 “한번은 동아리 친구 10명 정도가 동아리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모여있다가 바로 경찰에게 잡혀가서 자술서를 쓰고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84년에야 대중에게 대학로가 개방되었는데 그 곳에서 탈춤공연을 했던 것도 생각납니다.”

 그는 노는 것이 좋아서이기도 했지만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을 열성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정 사장이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80년대 중반에야 실험실에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대다수 대학생들은 컴퓨터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시기였다.

 “군 제대를 하기 전에 한 번은 종로에 있던 당시 금성 컴퓨터 전시장 앞을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중학생들이 8비트 컴퓨터를 다루고 있는 것을 보고 IT문화를 접해 보지 않은 당시로서는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라드웨어코리아 본사가 한국의 IT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정 사장은 본사와 연락할 때 본사 CEO와 직접 접촉할 정도로 신뢰를 쌓았다.

 “유대계 기업인들은 정말 철저합니다. 쉽게 믿음을 주지 않지요. 초창기 한국지사를 맡았을 때 그들의 습성을 파악하고 그들보다 더 철저하게 비즈니스를 해서 나를 믿게 만들었습니다.”

 정 사장은 대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동아리 활동과 같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동아리에서 계획을 짜고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일은 사업을 할 때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과 유사합니다. 대학시절의 경험들이 졸업 이후 비즈니스 활동과 연계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적극적인 활동경험은 사회생활에 반영이 됩니다.”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도전을 했던 정 사장은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자신했다.

<명예기자=구명회·서울시립대 to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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