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최근 2005년부터 강제화하는 디지털 케이블TV의 POD(Point Of Deployment) 분리형 셋톱박스 의무사용 조항을 2006년 7월 1일로 1년 6개월 더 연장한다고 밝혀 오는 2004년부터 POD 분리형을 강제화하려는 정통부의 디지털 케이블TV 표준정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FCC는 오픈케이블 방식의 핵심인 POD 분리 강제적용 시점을 유예한 배경으로 오픈케이블 적용시 사업자(SO)가 가입자에 임대하는 제품이 셋톱박스 본체와 POD로 분리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 소비자의 불필요한 비용증가 요인이 된다면서 의무조항을 1년 6개월 연장키로 결정했다.
또한 현재 논의되고 있는 PNP TV(Plug&Play TV)와 다른 규격 또는 기술의 셋톱박스가 나올 경우 이 셋톱박스를 소비자가 구매하게 돼 PNP TV와 셋톱박스가 호환되지 않으면 현 규격으로 개발된 셋톱박스가 전혀 쓸모 없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연기 이유로 덧붙였다.
더구나 FCC가 2005년 1월 1일까지 이 정책을 재심의, 유예기간의 합당성 여부와 오픈케이블 강제적용조항 자체의 삭제를 논의하기로 한 데 따라 셋톱박스의 북미수출을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우면서 미국 방식의 오픈케이블을 표준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정통부의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2월 국내 디지털 케이블TV 표준으로 채택된 오픈케이블 방식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확정, 셋톱박스에 POD 인터페이스는 반드시 갖추되 2003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스마트카드형태나 내장형 CAS를 허용하는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FCC의 이같은 결정으로 셋톱박스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 수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오픈케이블 방식 셋톱박스 개발과 생산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오픈케이블 방식의 상용화 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의 표준 강제적용으로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을 망설였다가 지난 2월 정부의 유예방침으로 최근 디지털화를 서두르고 있는 국내 SO도 쉽게 방향을 정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한 관계자는 “표준을 개발·적용하는 미국 정부가 이같은 결정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디지털 케이블TV 표준 적용방침을 좀더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상황을 고찰하지 않을 경우 장비업체와 사업자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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