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선율이 회색빛 공단에 흐른다.’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각 공단들이 직원과 그 가족들은 물론 지역주민을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부천테크노파크입주사협의회(회장 장병화 가락전자 사장)는 오늘 부천테크노파크 특설무대에서 지역주민과 공단근로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복사골 음악회’를 개최한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중국발 ‘사스(SARS)’로 축처진 회색빛 공단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칙칙한 아파트형 공단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냄에 따라 문화혜택으로부터 소외될 수밖에 없는 근로자들에게 클래식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협의회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부천시 필하모니와 20여명의 시립합창단이 연주할 노래도 공단 근로자와 일반 시민들에게 친숙한 에델바이스·도레미송·엘빔보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곡들로 선정했다.
장병화 회장은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고 인근 주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부천시에 대한 애향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 공단내 근로자와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매년 2회의 필하모니 연주와 여름철 풍물패 공연을 정기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 테크노파크의 필하모니 공연처럼 공단이라는 삭막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담벼락 전시회 등의 문화행사가 경인지역에 위치한 공단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반월공단에 위치한 사단법인 ‘기업과 예술의 만남’(이사장 장성숙)이 운영중인 ‘A&B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반월·시화공단에 입주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99년 이후 클래식 음악회를 마련하고 있다.
장성숙 엑큐리스 부사장을 주축으로 반월공단에서 활동중인 여성 경영자들의 후원으로 결성된 A&B심포니는 50여명의 단원이 활동하는 대규모 오케스트라다. A&B심포니는 봄·가을 두계절 동안 근로자와 경영자 사이의 거리를 없애기 위해 매달 4, 5회씩 안산·시화공단에 입주한 기업을 대상으로 브람스의 사계, 백조의 호수, 나팔새의 하루 등을 비롯해 팝송과 영화음악 등을 연주하고 있다. 장성숙 이사장은 “클래식을 비롯한 문화행사가 대중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단 근로자들은 대도시 사무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혜택의 대상에서 소외된 계층”이라며 “이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경영진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A&B심포니는 기존 공단 근로자 위주에서 지역주민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연에 나서고 있다. 특히 28일에는 활동지역을 확대해 이천에 위치한 하이닉스반도체공장에서 공연을 펼쳤다.
자동펌프를 생산하는 신한일전기(대표 김영우)는 노조와 공동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공장 담벼락에 직원들과 인근 주민들의 시화·동양화·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유병유 노조위원장은 “담벼락 전시회를 마련하기 전 회색 시멘트 담벼락은 회사와 인근 주민과의 괴리감의 상징이었지만 이젠 친밀감을 나타내는 공간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안산 반월공단에 위치한 몰렉스(대표 정진택)도 지난해 하반기에 합창단을 구성, 공단 내 공연을 위해 맹연습중이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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