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침체 및 불안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민간기업들의 연구원 수가 3%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라크전쟁 및 북핵문제 등 경제 외적인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지난 1분기에 연구개발(R&D) 투자를 당초 계획치보다 2.8%포인트 가량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강신호)가 최근 대기업 57개, 중소기업 319개 등 372개 민간기업 연구소를 대상으로 ‘2003년도 1분기 연구개발 동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R&D 인력이 증가해 이 기간에 전체 연구원 수가 2.9%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연구원을 학위별로는 보면 석사급 인력이 대기업 7.1%, 중소기업 4.2% 등 총 4.6% 가량 늘어났으며 박사급은 0.5% 증가했다. 학사급 소지자와 기타는 각각 1.8%와 1.6% 늘어났다.
대기업들은 특히 박사급 연구원이 3.9% 증가한 반면 학사학위 소지자와 그 이하의 연구원 수는 각각 0.9%와 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으로 갈수록 고급인력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처럼 경기침체 및 불안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R&D 인력이 증가한 것은 △사업 확장 △신규 프로젝트 추진 △신제품 개발 △병역특례업체 지정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산기협 측은 풀이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민간기업의 R&D 투자집행률이 주로 2∼3분기에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분기별 R&D 투자율을 보면 대기업의 경우 2분기와 3분기에 전체의 28.7%와 25.3%를 계획, 1분기(22.7%)와 4분기(23.3%)에 비해 높게 조사됐다.
중소기업 역시 분기별 투자집행률이 2분기(27.5%)와 3분기(27.6%)에 비교적 높게 나타난 반면 1분기(21.9%)와 4분기(22.9%)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경기침체·북핵·이라크전쟁 등에 의한 경기위축 전망과 경제 불안감 등으로 프로젝트 변경, 투자 지연이 발생하면서 지난 1분기에는당초 투자계획(22.0%) 대비 2.8%포인트 감소한 19.2%만 집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2분기에는 계획(27.7%)에 근접한 27.5%를 집행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연구소 관계자들은 “워낙 경기 외적인 악재가 많고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지만 설비투자와 R&D 투자는 개념이 다르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원천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져 기업들이 R&D부문을 계속 강화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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