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도 이젠 기피업종이나 다름없습니다. 기존 업체도 버티기에 급급한데 누가 창업을 꿈꾸겠습니까.”
인천의 반도체 장비업체 Y사 사장은 동종업계 창업 움직임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쳤다.
반도체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장비분야에 의욕적으로 뛰어드는 ‘뉴프런티어’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새로 창업한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고 최근 심각한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신생기업도 한둘이 아니다.
창업 열기가 급랭하면서 신세대 CEO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현재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에 등록된 반도체 관련업체가 40여개에 달하지만 30대 CEO는 단 한 명도 없다. 40대 초·중반의 CEO가 손에 꼽을 정도고, 대부분 50대와 60대로 CEO 고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인터넷이나 게임, 심지어 보안관련 장비업체에서도 최근 창업한 30대 CEO가 주름잡고 있는 것과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80년대 초반 30대에 창업해 장비업체 CEO 1세대로 불리는 에프에스티 장명식 사장은 “국내 반도체산업이 이미 20년 이상의 연륜을 쌓는 등 성숙기에 접어들어 시장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극심한 불황으로 반도체산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낙관보다 어두운 쪽에 쏠리는 것도 창업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국내에서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전자에 한정돼 있는 데다 최근 들어 장비업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이 약해진 것도 업계의 활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80년대부터 5∼7년을 터울로 새로운 CEO 그룹이 탄생, 국내 반도체시장의 외연이 꾸준히 확대되던 큰 물줄기가 사라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90년대 초반에 창업한 파이컴 이억기 사장은 “이대로 가다간 이공계 기피현상이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에도 재현될 것”이라며 “세대 단절에 따른 시장 성장이 한계에 봉착하는 것은 물론 뉴테크놀로지에 민감한 젊은 CEO가 사라지면서 장기적으로 국산 장비의 기술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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