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업계 3중고에 `시름`

 신용카드조회(VAN)업계가 내외부적 불안요인으로 인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VAN업체들은 카드사 위기, 대기업의 시장참여, 업체간 출혈경쟁 등으로 인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이에 따라 일부 VAN업체의 경우 재무구조가 사업자체에 위협받는 상황이거나 신규투자 여력이 없어 시장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체간 인수합병(M&A) 바람이 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VAN업체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문제는 신용카드사들의 부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의 부실이 심화됨에 따라 VAN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VAN업체에 부담을 전가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카드사의 경우 VAN업체에 지불해야할 수수료를 한두달씩 체불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으며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카드사의 일방적인 조치에 대해 VAN사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어 카드사와 VAN업체간의 갈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의 시장참여도 기존 업체들의 주름살을 늘게 하고 있다. 지난해 SK와 LG그룹이 시장에 참여한데 이어 롯데도 전격 참여를 선언, 기존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 대기업이 자사의 주유소망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전개할 경우 기존 시장구도를 뒤바꿀 수도 있어 기존 업체들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이 혼조를 보이면서 업체간 출혈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일부 업체의 대리점들은 단말기를 무상으로 공급하거나 소형 냉장고와 공기청정기 등 사은품을 내걸며 가맹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공공연히 리베이트를 지급하기도 하는 등 출혈경쟁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의 카드 이용확대로 대부분 점포들이 카드단말기를 설치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이러한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VAN업체 한 관계자는 “카드VAN시장은 연간 시장규모가 2500억원에 불과하지만 무려 13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M&A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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