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팔아야 한다.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당연히 판로가 있어야 한다. 흔히 넓은 의미로 유통은 판로를 포함해 물류·마케팅 등 기업에서 생산한 상품이 고객의 손에 닿기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일컫는다. 좁게는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이다. 이를 ‘유통채널’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한다. 재래시장·백화점·할인점·다단계(네트워크)·통신판매·전자양판점·TV홈쇼핑·인터넷쇼핑 등 수많은 유통채널이 존재한다.
시대와 기업 환경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는 것이 유통채널이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재래시장을 가야만 했다. 이후 80년대와 90년대는 백화점이 득세했다. 지난해에는 불과 10년밖에 안된 할인점이 백화점 매출을 앞질러 ‘신유통’ 시대를 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안방 쇼핑의 대표주자인 TV홈쇼핑은 가격을 무기로 ‘무점포 유통’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정보기술(IT)과 인터넷이 득세하면서 인터넷쇼핑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무기로 유통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단계로 알려진 네트워크 마케팅도 급속하게 시장을 넓혀 나가는 상황이다.
최근 등장하는 신유통채널의 공통점은 투자대비 효율 면에서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채널인 재래시장은 제껴 놓고 기업형 유통채널이라는 백화점·할인점 모두 수조원대의 투자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부각된 통신판매·TV홈쇼핑·인터넷쇼핑·네트워크 마케팅 등은 공통적으로 투자비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반면 투자대비 효율은 높다. t커머스·m커머스 나아가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하는 유통채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당연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 유통채널과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시장에서의 정답은 분명 ‘소비자’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 편리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다면 언제든지 쉽게 유통채널을 바꾼다. 백화점 고객이 할인점으로, 할인점 고객이 TV홈쇼핑으로, 홈쇼핑 고객이 인터넷쇼핑으로 얼마든지 ‘전이’가 가능하다. ‘신유통 3인방’이라는 할인점·TV홈쇼핑·인터넷쇼핑은 그동안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서로 자신만의 고객이 있다고 자신했지만 지금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신유통 시장에도 채널을 뛰어넘는 무한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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