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이후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는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도 급락에 따른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급격한 유출로 해석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외국인 투자자 주식매매형태 분석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지난 4개월간의 주가하락은 외국인의 순매도에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와 비교해 분석기간의 외국인 순매도가 예외적으로 큰 규모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오히려 이 기간 외국인 주식 순매도의 상당 부분은 교역조건 악화와 미국주가의 하락 등 경기변동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핵문제도 순매도를 추가적으로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SK글로벌 분식회계 적발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개별 기업에 대해 선별적인 매매형태를 보여 일부에서 우려하던 관련기업 및 금융기관 주식의 무차별적 순매도 등 한국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전염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분식회계 적발 이후 SK계열사 및 은행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으나 다른 종합상사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는 일부 SK계열사의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SK글로벌에 직접적으로 영향받는지 여부에 따라 개별 기업의 주식을 선별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지난해 말 이후의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를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도 급락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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