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답십리동에 사는 김재성씨(36) 집에는 PC가 한 대 뿐이지만 두 대 이상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실의 TV로 동영상 파일을 시청하고 MP3를 청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TV에 인터넷 선이 물려 있거나 또 다른 PC가 TV 옆에 설치된 것도 아니다.
김씨는 “PC에 애니메이션을 많이 저장해 놓았지만 아이들이 모니터로 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고심하던 중 우연히 홈쇼핑 방송에서 PC와 TV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제품이 소개돼 바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아이들보다 자신이 거실에서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하는데 더 자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 가정처럼 PC와 가전기기를 접목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인터넷과 PC가 거의 모든 가정에 보급됨에 따라 영화·음악·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PC에서 구하기가 쉬워졌고, 적은 비용으로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PC의 영상·음성신호를 TV로 전송하고, TV 앞에서 PC를 제어할 수 있는 옴니링크(사진1)를 개발한 옴니미디어(대표 강정신 http://www.omni.co.kr)측은 “좀 더 큰 화면과 좋은 음향을 지원하는 가전기기에서 PC 콘텐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PC와 가전기기를 연결하는 제품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디지아나(대표 이창렬 http://www.digiana.net)는 FM 주파수를 이용해 음성신호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오디아엑스(사진2)를 선보였으며 아이큐브(대표 강성재 http://www.icube.co.kr)는 무선랜으로 영상과 음성을 가전기기로 전송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디지아나의 제품은 FM 주파수를 수신할 수 있는 모든 오디오, 카세트에서 MP3 파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출시된 PC와 가전기기를 접목시키는 무선 제품들은 음향부분에 있어 스테레오밖에 지원하지 않아 5.1채널 음향을 즐기려는 최근 추세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아이큐브도 오는 5∼6월께 출시를 목표로 5.1채널 음향을 지원하는 무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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