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활성화를 통한 성장엔진의 재구축이 한국기업의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LG경제연구원은 ‘신사업 활성화를 위한 성공 포인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술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제품의 성숙화 및 범용화가 가속화되는 21세기에는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 없이는 꾸준한 성장, 더 나아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현재 신사업은 위험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아 막상 추진주체를 찾을 수 없고 인력과 자본의 투입계획에서도 기존 사업에 우선순위를 뺏겨 추진주체가 자주 바뀌고 추진의 일관성을 잃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기업들이 신사업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일단 사업에 돌입하면 뜻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기회를 접할 수 있다며 신사업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신사업을 선택하느냐보다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일’ 자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경영혁신 전문가 톰 피터스는 ‘실행 지향의 행동철학’이 벤처기업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일류 기업에서도 필수조건이라며 이류 기업이 ‘준비, 조준, 발사!’라면 일류 기업은 ‘준비, 발사!, 조준’의 패러다임 가운데 행동한다는 지적도 인용됐다.
보고서는 또 실행 지향의 행동철학이 관철되기 위해서는 초기 신사업에 대한 심리적 요구 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통해 사업방향을 바꾸는 일 자체가 초기 신사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비춰져 추가적인 사업발굴의 기회를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사업 추진에서 빠지기 쉬운 오류 중 하나로는 현세대 기술을 뛰어넘어 차세대 기술부터 진입한다는 전략이 강조됐다. 그러나 이는 차세대 기술의 확신 시점에 대한 예측의 어려움, 현세대 기술에 기반한 사업화 경험이 없는 기업에 대한 고객의 불신 때문에 성공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류됐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조직문화가 지속되는 한 신사업 추진의 주체를 찾기도 힘들고 추진과정에서 실수와 오류를 통해 깨닫게 된 내용도 공유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지난 30여년간 한국기업은 새로운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결과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왔으나 더 이상 선진국의 기술을 복사해 오는 과거의 시각으로는 미래의 신사업을 찾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제는 자신의 눈과 자신의 경험으로 새로운 사업을 벌여가면서 그 다음, 그 다음의 기회를 찾아 나가는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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