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너텍, 퀄컴 라이선스 공조 와해 위기

 미국의 CDMA칩 업체인 퀄컴과 공동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국내 대표적인 중견 휴대폰업체들이 최근 스탠더드텔레콤의 부도로 금전적 손해는 물론 공조체제가 와해될 위기에 처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7년 세원텔레콤·텔슨전자·와이드텔레콤·스탠더드텔레콤 등 중견 휴대폰업체 4사는 공동출자를 통해 씨너텍정보통신이라는 홀딩컴퍼니를 설립하고 퀄컴과 CDMA칩 및 소프트웨어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나 최근 스탠더드텔레콤의 부도로 이같은 공조체제가 무산될 위기를 맞게 됐다.

 계약상 4사 중 어느 한 업체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면 나머지 회사가 공동으로 책임지도록 명시돼 있어 스탠더드텔레콤의 미지급 라이선스 비용을 세원텔레콤·텔슨전자·와이드텔레콤 등이 그대로 떠안게 됐다.

 이에따라 그동안 경영의 어려움으로 스탠더드텔레콤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러닝로열티 △칩세트 재고 등 총 100억원 규모를 퀄컴에 지불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계약대로라면 3사는 30억원이 넘는 비용을 퀄컴에 지불해야 한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씨너텍측과 스탠더드텔레콤의 라이선스 비용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중이지만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너텍은 스탠더드텔레콤을 대신한 업체를 물색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스탠더드텔레콤의 부도로 업체간 신뢰가 무너진데다 휴대폰시장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좀처럼 대체 파트너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몇몇 업체들이 씨너텍으로부터 스탠더드텔레콤의 라이선스 비용을 대신 지불하고 (공동 라이선스에)들어오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독자적으로 퀄컴과 협상을 벌이려는 움직임도 보여 A업체는 자회사의 퀄컴 라이선스를 이용해 휴대폰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퀄컴과 씨너텍간 체결된 라이선스 계약의 조정이 불가피하고 씨너텍은 존립마저 위협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해 씨너텍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퀄컴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로열티 협상에 대해선 대외비라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며 “씨너텍과는 계약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씨너텍정보통신은 지난 97년 세원텔레콤·텔슨전자·와이드텔레콤·스탠드텔레콤 등이 퀄컴과 CDMA 라이선스 및 로열티 협상을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16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4사는 각각 씨너텍의 지분 22.5%를 보유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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