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암진단장비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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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서구적 식생활 습관·환경오염·노령인구 증가 등으로 2020년께 세계암발생률이 현재보다 50% 가량 증가하고 신규 암환자수도 1500만명에 달한다며 암예방책 마련에 대한 경각심을 ‘세계암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그렇지만 금연, 식생활 개선 등 개인적인 노력도 암을 예방하는 데 있어 한계점에 부딪히는 게 현실. 이에 따라 의료계를 중심으로 암을 조기에 진단하면서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암진단 기술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또 차세대 암진단법들은 공통적으로 검사시간을 크게 단축하거나 고통을 덜어주는 등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양전자단층촬영장치(PET)와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를 결합한 PET CT가 종양의 조기 진단, 악성여부 판정, 치료방법 결정 등에 매우 유용한 검사방법으로 활용될 것으로 암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원자력병원 PET센터 임영무 과장은 “PET의 생화학적인 정보와 CT의 우수한 해부학적 영상 등 각 장비의 장점만을 결합함으로써 종양의 발생 유무와 위치·형태는 물론 암 발생에 따른 대사물질 이상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장비는 폐암은 물론 유방암·뇌종양·간암·식도암·림프육종·뼈에 생긴 암·난소암·자궁암 등 모든 암의 발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술 후 남아 있을 수 있는 암 조직의 존재 여부, 암의 재발, 뼈 및 기타 장기로의 전이 등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 치료하는 데 유용하다.

 제너럴일렉트릭(GE)메디칼시스템코리아 윤대영 사장은 “원자력병원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3월 PET CT를 본격 가동한 데 이어 삼성의료원·국립암센터도 이를 잇달아 설치하는 등 작년말부터 PET CT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며 “기존 PET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캡슐안에 카메라를 담아 신체 내부를 촬영, 질병을 찾아내는 ‘캡슐 내시경시스템’도 암예방의 유용한 진단장비로 떠오르고 있다. 알약 형태인 미국 기븐이미징의 이 제품(지름 11㎜, 크기 26㎜, 무게 3.7g)은 8시간 동안 소장·대장의 연동운동에 의해 소화기관을 돌아다니면서 1초에 2장씩 촬영한 후 무선송신기를 통해 몸밖에 있는 수신기에 송신하고 모니터로 영상을 보면서 소장의 암발생 여부 등 상태를 진단하게 된다.

 특히 6∼8m에 이르는 소장에 암이 발생할 경우 이를 둘러싼 복막·장간막 등 조직에 암이 매우 쉽게 전이되기 때문에 대장암보다 암전이율이 매우 높은 소장암 진단과 치료에 매우 유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이제까지 소장암 등 소장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선 환자가 역겨운 맛을 풍기는 조영제를 먹는 조영술 진단법이 주류를 이뤘으나 이번 캡슐형 내시경의 등장으로 환자는 고통없이 간편하게 소장암 등의 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아이메디텍 정도석 사장은 “기존 내시경의 경우 위나 대장에 비해 연동운동이 빠른 특성탓에 소장 질환을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지난해 고대 안암병원 등 7곳에서 기븐이미징의 캡슐형 내시경시스템을 설치한 데 이어 올 상반기중 10∼15곳에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비를 제외한 현재 캡슐 개당 가격도 150만원대에서 100만원 이하로 낮춰 의료기관에 공급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진료비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자력병원 백희종 과장은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조기발견이 중요하다”며 “실제 15년간 폐암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생존율(5년 이상)을 조사해보니 초기인 경우 79%, 2기초 55%, 3기초 30%, 4기 10% 등으로 나타나 첨단 장비가 암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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