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 1, 0’ 카운트가 시작되자 전세계인의 이목이 주변의 크고 작은 컴퓨터로 집중됐다.
지난 99년 12월 31일. 21세기를 맞이하는 환희와 함께 혹시 발생할지 모를 대란에 대한 공포가 뒤범벅됐던 날. Y2K 때문이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 경제적 파장 이외에도 Y2K에 제대로 대처못했을 때 발생할 재난 시나리오는 사람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국내 증권가에는 제2의 Y2K가 시작됐다. 주식단축코드 체계변경이 바로 그것. Y2K에 비하면 파장이 거의 없는 편이라 하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는 어떠한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같다. Y2K 대응방안처럼 프로그램을 일일이 변경해야 한다는 수고스러움도 똑같다.
오는 10월 6일부터 적용될 주식단축코드 체계변경은 현행 5자리의 단축코드가 최대 9999개까지 발행기관을 나타낼 수 있으나 앞으로 2∼3년이면 포화가 예상됨에 따른 것이다. 4월 현재 7200여개의 발행기관코드(회사고유번호)가 사용되고 있고 최근 3년간 매년 1000∼1300개의 발행기관코드가 소진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주식 단축코드 체계변경을 통해 포화문제를 조기에 해소해 증권시장의 안정적 운영을 꾀하자는 계산이다. 현행 5자리를 6자리로 확대해 최대 9999개에서 9만9999개까지 수용가능하도록 바꾸자는 것이다.
증권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주식단축코드 체계변경과 관련해 공문을 증권사에 발송해왔다. 최근에는 증권사 담당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일정을 협의하기도 했으며 이르면 7∼8월부터 일주일에 한두번씩 시범 테스트도 시행할 예정이다.
대우증권 유용환 트레이딩시스템 부장은 “증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증권전산위원회에서 협의를 마쳤고 증권사마다 대비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업계는 일단 Y2K처럼 소란스러울 필요도 없는 작업이라는 데는 공통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어느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키움닷컴증권의 이현 상무는 “기술적으로 복잡한 것은 전혀 없지만 일일이 프로그램을 손봐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기존 데이터베이스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등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증권업협회 장민수 시스템지원팀 팀장은 “어려운 작업은 아니겠지만 증권사들은 많은 프로그램을 바꿔야 한다”며 “관련기관에서도 혼선을 막기 위해 이번 단축코드 체계변경 적용 3개월 전부터는 다른 제도변경으로 인한 프로그램 수정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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