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대표 강호문)가 “삼성카드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란 종전의 강경 입장에서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고 이를 오는 18일 이사회에서 결정한다”고 밝혀 한발 뒤로 물러서는 등 삼성카드 증자참여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카드의 충당금 적립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와 지분법 평가이익 감소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올해 경기회복 지연과 이라크 전쟁으로 1분기 영업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데다 2분기 이후 영업환경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약 440억원의 삼성카드 증자참여는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 당국과 삼성전자 등의 증자참여 종용(?)을 눈 딱감고 거절할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삼성전기는 더욱 곤혹스러운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강호문 사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이라크전 등 대외여건은 원가절감 노력 및 거래처 다변화로 해결할수 있지만 삼성카드 문제만큼은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기 힘들 정도로 능력 밖의 일”이라며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삼성카드가 상장하면 그 지분을 매각해 얻는 차익으로 투자자금을 마련하겠다던 당초 계획이 물거품되면서 오히려 자금을 더 내야 할 처지도 곤혹스럽다. 특히 기판·광픽업·적층세라믹콘덴서 등 1위 육성 품목과 발광다이오드(LED) 등 6개 수종사업에 4200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카드 증자는 또 하나의 자금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기는 지난 2년간 삼성카드로부터 300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기업경영에 일정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와서 삼성카드 도움의 손을 뿌리치는 배은망덕한 계열사란 삼성그룹측의 비난성 질타에 대해서도 고민스럽기만하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삼성카드 증자참여 가능성은 절반에 가깝다”며 “그렇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삼성전자가 2대 주주몫까지 떠앉아 증자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낱 같은 기대를 걸었다. 따라서 삼성전기가 이같은 사면초가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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