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귀현 아남전자 사장, 장철호 GE백색가전 사장,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 옛 대우전자 출신으로 현재 가전업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CEO들이다. 과거 대우전자 전성기 시절에 국내 가전업계를 이끈 인력이 이제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고유영역을 지켜내고 있다.
90년대 후반 대우그룹의 붕괴와 함께 대우전자가 워크아웃 기업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들은 ‘친정의 몰락’으로 주위의 차가운 시선을 견뎌내며 오늘의 기업으로 일궈낸 주인공들이다. ‘아픈 과거’를 거울삼아 외형보다는 실속에 더 집중하자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방침이다.
남귀현 아남전자 사장(57)은 70년대 대우실업, 80년대 (주)대우와 대우전자에서 이사와 상무를 거쳐 91년부터 대우전자 전무, 부사장, 대우그룹 모로코 및 인도지역 본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02년 3월 현재의 아남전자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에는 AV 전문기업으로서의 과거 명성회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원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생산라인 중국 이전, 오버헤드 최소화 등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3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면서 수년간의 어려움을 털고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비록 480억원의 채무변제에 따른 것으로 영업이익은 아니지만 희망을 얻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장철호 GE백색가전 사장(41)은 대우전자 해외마케팅, 경영기획팀장을 거치며 기업경영과 관련된 기본을 익혔다. 2000년 12월 GE백색가전에 합류한 후에는 영업, 마케팅, 신규사업 개발 등을 담당하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GE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비스가 강화된 가전사업을 벌이겠다는 각오다.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57)도 과거 대우전자에서 국내영업에서 인사, 노무, 관리 등을 담당하다 지난 98년 하이마트로 자리를 옮겼다. 2000년 사장 취임 후 하이마트를 국내 굴지의 전자전문 양판점으로 성장시킨 일등공신이다.
정연국 현 대우일렉트로닉스 상무는 대우를 잠시 떠났다 다시 돌아온 경우. GE백색가전에서 6년간의 외도를 마치고 다시 돌아온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다시 걸음마부터 시작하고 있다. 정연국 상무는 “그동안 대우의 부침을 지켜보면서 언젠가 다시 돌아가 굴지의 가전기업으로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밖에 문무경 웅진코웨이 사장도 대우전자에 몸담았으며 디지털디바이스 이상훈 사장도 대우전자는 아니지만 (주)대우 해외 영업맨 출신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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