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학의 달` 의미와 과제

 4월은 과학의 달이다.

 전국 곳곳에서 과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과학행사가 벌어지고, 과학의 날인 21일에는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과학문화행사인 거리축제가 열리는 등 정부 부처와 과학 관련 기관, 학교 등에서 추진하게 될 갖가지 행사가 펼쳐지면서 온나라를 과학동산으로 만들게 된다.

 주목되는 것은 온가족이 과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다. 20세기 과학기술자료의 변화와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세기 생활을 바꾼 과학기술이야기 특별전’을 비롯해 원자력에너지로 기상변화를 일으켜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을 물리친다는 내용의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 특공대’라는 과학극, 봄철 별자리 관측 및 신화 설명, 천문우주 기초이론 강의, 전시과학 세미나, 주말 별자리 여행 및 가족 과학문화재 탐방행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 외에도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거리축제, 가족 참여형 과학이벤트, 과학연극영화, 과학문화투어 등 과학의 달을 기념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되고 있다고 한다.

 과학의 원리를 탐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를 통해 우리 국민이 그동안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과학기술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과학이 주는 편리함과 미래상을 만끽했으면 한다.

 물론 볼 거리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눈요기에 치우치다보면 과학계가 처한 현실이 간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풍성한 볼 거리와 함께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면 한다.

 우리 과학의 미래를 걱정하는 소리들이 귀가 따가울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만큼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이뤄지는 기초연구가 현재를 유지하고 지탱해주는 단순한 역할밖에 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초연구에 대한 전반적인 문화와 정서가 바뀌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를 설계·기획하는 것은 물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걱정이 크다. 선진국과의 기초과학 격차를 줄이려는 과학계의 의욕을 뒷받침하는 국민적 관심과 산·학연계, 그리고 이들을 조율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이공계 학생들이 사법시험에 눈을 돌리는 등 이공계 지원율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가 되면 박봉에 시달리고, 기술변화에 낙오되지 않으려면 쉬지 않고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학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산업이 흔들리고, 산업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고급 과학기술 인력의 안정적인 배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인재를 제대로 육성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가 부족해, 아까운 인재들이 선진 외국으로 유출되는 이른바 두뇌유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과학자들이 노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긍지를 갖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근시안으로 재단하기에는 너무도 중요한 국가적 명제다. 과학의 달을 계기로 우리의 과학기술이 한단계 전진할 수 있는 정책의 큰 그림을 마련했으면 한다.

브랜드 뉴스룸